韓 "與, 지금 정부 지킬 힘 있나···제가 변화 이끌 것"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1강' 한동훈 후보에 대한 견제가 계속되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한 후보를 저격했고, 나경원 후보는 거대 야당과 맞서는 주 전쟁터는 국회라며 '원내 당대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상현 후보는 자신에겐 '승리 DNA'가 있다며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진 한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한 후보는 자신에 대한 공세에 맞서기보단 정권 재창출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일동은 이날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 참석했다. 발언 순서는 추첨을 통해 한동훈·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당권 레이스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 후보에 대한 집중견제는 이날도 이어졌다. 원희룡 후보는 당과 정부의 관계를 언급하며 한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우리는 여당이다.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여당이다"라며 "당과 대통령이 싸우면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당은 깨지고 정권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원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제3자 추천'을 전제로 채 상병 특검법의 수용을 주장하는 한 위원장을 직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 후보는 "우린 (이에 대한) 여러 차례 역사적 교훈이 있다"며 "저는 신뢰에 기반해 활력 있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후보는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될 시 거대 야당의 의회 폭주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공격했다. 나 후보는 "거대 야당의 의회독재, 무차별 탄핵과 특검 공세가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무기력을 깨고 강인한 보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전장은 국회다. 국회를 모르면 의회독재에 속수무책이다"라며 "민심을 잘 알고 싸울 줄 아는, 이겨본 수도권 5선, 원내에 있는 당 대표의 지혜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자신을 어필했다.
윤상현 후보는 당의 험지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내리 5선을 한 이력을 앞세워 국민의힘을 '승리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4·10 총선 국면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총선 참패에 직접 책임이 있다고 지적되는 한 후보와의 차별점을 둔 것이다.
윤 후보는 "우리 당은 지난 총선에서 괴멸적인 참패를 당했다"며 "저는 수십 차례 '뺄셈정치 하지 말자', '수도권이 위기니 대책을 세우자'고 외쳤지만 당은 비겁하게 침묵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우리 당은 처절한 반성 없이 책임을 묻는 사람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한 사람이 없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는 당의 '변화'를 이끌어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최근 입당한 자신의 '새로움'을 부각한 것으로 읽힌다.
한 후보는 "총선이 끝난 이후 우하향하는 우리 당의 추세를 보라"며 "우리 국민의힘이 지금 우리 정부를 지킬 힘이 있나, 정권 재창출할 힘이 있나. 지금 이대로면 지킬 수도 이길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을 변화시켜서 반드시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방법은 변화"라며 "제가 그 변화의 시작을 이끌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