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구 대표 "다시 태어나면 '삼성공화국'에 태어나고 싶지 않다"
얼라이언스 "진술·증거 외면" 검찰 " 참여업체들 동의하에 변경"

"독을 품고 일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성SDS를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한 중소기업인의 한 맺힌 절규다.

 SW개발업체 얼라이언스시스템(이하 얼라이언스)은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1년이 넘게 해오고 있다. 얼라이언스 조성구 대표는 지난해 8월 23일 삼성SDS를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고소 사유는 삼성SDS가 우리은행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얼라이언스쪽에는 300명 동시사용자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우리은행과는 무제한 사용자 조건으로 소프트웨어 공급을 체결했다는 게 그 이유다. 즉, 삼성SDS와 우리은행이 이면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우리은행 BPR프로젝트 계약조건 변경에 대해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4개 SI업체들이 모두 동의했으며, 이면계약 사실이 없다면서 삼성SDS 사기혐의를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얼라이언스 조 대표는 이 같은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조 대표는 "검찰이 삼성SDS의 주장과 제출 자료만 인정하고 얼라이언스의 주장과 제출 자료는 증거 자료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지난해 8월 23일) 삼성SDS를 사기혐의로 고소할 당시 얼라이언스 직원과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담당 간부간 오갔던 대화내용이 수록된 녹취록과 입찰에 참여했던 업체 담당실무자의 증언 기록은 외면 당했다"면서 검찰의 삼성 봐주기식 수사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계약내용 변경 '후폭풍'

SW개발업체 얼라이언스가 우리은행 BPR프로젝트에 참여한 때는 지난 2002년 4월. 당시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우리은행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 프로젝트에 입찰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SI업체는 LG CNS 등 4개 회사였고, 삼성SDS는 최저가로 입찰에 성공했다. BPR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기쁨도 잠시 얼라인언스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삼성SDS와 우리금융정보시스템(주)이 무제한 사용자 조건을 300명 동시사용자 조건으로 계약 내용을 변경한 것이다. 이 같은 계약 조건 변경으로 당초 소프트웨어 공급액도 148억여원에서 28억여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얼라이언스는 2002년 8월 "계약을 체결 할 수 없다"며 우리은행에서 업무를 중단하고 철수하기에 이른다. 얼라이언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삼성SDS는 우리은행 손해분을 삼성그룹 계열사 독점공급을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제시하게 된다. 얼라이언스가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우리은행 BPR 프로젝트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얼라이언스가 지난해 우리은행 실무자를 통해 당시 계약조건이 무제한 사용자 기준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상황은 악화 일로로 치닫는다.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7월 우리은행 담당 간부를 만나 무제한 사용기준임을 재확인하고, 삼성SDS 검찰 고소를 준비하게 된다.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삼성SDS가 자신들을 속이고 우리은행과 공모해 얼라이언스 제품을 300명 동시사용자로 계약서상에 명기하고, 이면의 공문 또는 협약서 등의 형태로 삼성SDS가 우리은행에 무제한 사용을 보장하는 이면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얼라이언스는 삼성SDS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지난해 8월 23일 검찰에 고소하기에 이른다. 삼성SDS를 고소하기에 앞서 얼라이언스는 삼성SDS와 우리은행간 이면계약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게 된다. 얼라이언스 직원과 우리금융정보시스템 간부간 대화 내용이 바로 그것.조 대표에 따르면 검찰에 증거 자료로 제출(2004년 8월 23일)한 녹취록(2004년 7월 15일)에는 삼성SDS와 계약을 주도했던 우리금융정보시스템 김모씨가 "300 유저면서 언리미트(무제한)로 돼 있다"고 말한 부분이 기록돼 있다. 심지어 김모씨는 "(삼성SDS가 얼라이언스와 300유저 라이센스로 계약했다면) SDS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한 말까지 녹취돼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얼라이언스에서 삼성SDS를 사기혐의로 고소한 시점을 기점으로 김모씨가 녹취록에 있는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대표는 "녹취록에 삼성SDS와 우리금융정보시스템간 이면계약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 수사 증거로 채택을 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의 수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 대표는 또 "검찰이 삼성SDS와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의 주장과 제출 자료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인정한 반면, 얼라이언스의 주장과 제출 자료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삼성SDS를)무혐의 처리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삼성SDS와 법정분쟁을 시작하면서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며 "직원들도 하나 둘 나가고 반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업을 시작하면서 청춘을 다 바쳤는데, 지금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다"면서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면 삼성공화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태어나고 싶다"는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조 대표에 따르면 얼라이언스는 국내 SW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은행의 90%가 얼라이언스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일본 은행 5곳과도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조 대표는 "삼성과 법정분쟁 이후 삼성을 의식한 주변의 냉대 때문에 사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며 "(매출이 반으로 줄면서) 매년 기술연구비(40여억원)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삼성SDS 김인 대표이사 및 관련 임원 등을 불기소 처분했으며, 지난 8월 30일 서울고검은 얼라이언스의 항고를 기각했다.검찰측은 삼성SDS와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당초 제안 요청된 무제한 사용자용 소프트웨어 공급조건을 입찰 전에 300명 사용자 기준으로 구두변경 합의했고, 변경된 조건으로 삼성SDS와 우리금융정보시스템간에 체결된 계약서가 있다는 점을 들어 불기소 결정을 했다. 얼라이언스는 이 같은 검찰의 판결에 불복 지난 9월 16일 재항고한 상태다. 한편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SI산업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삼성SDS 등 9개 대형 SI(정보 시스템 구축 운영 사업)업체들의 불공정하도급거래가 수 천 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형 SI업체들은 1천841개 중소업체 7천106건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하도급업무를 착수한 이후에 계약서를 교부하거나, 사전에 계약서를 교부하지 은 사례도 적발됐다. 특히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5월 얼라이언스에게 대구은행 'BPR(은행전산화)시스템 이미지엔진 소프트웨어 개발'을 구두로 제조위탁 한 후 같은 해 8월 제조위탁을 임의로 취소해 얼라인언스측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SDS는 대구은행 BPR 프로젝트와 직접 관련이 없는 협약서의 이행여부와 검찰고소 중지 등의 사유로 제조위탁을 취소했다. 공교롭게도 삼성SDS와 얼라이언스간 'BRP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진 두 은행은 삼성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은행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우리은행의 경우 삼성의 주거래 은행이고, 대구은행은 삼성이 최대주주로 있다.

국감 도마에 오른‘삼성SDS' 사기 의혹

얼라이언스의 삼성SDS 사시혐의 고소사건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9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은‘검찰의 삼성 봐주기’ 의혹과 함께 삼성SDS와 우리은행간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면합의 의혹과 함께 검찰의 편파 수사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선 의원은 지난 2005년 2월 얼라이언스라는 소프트웨어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IT기업을 대표하는 삼성SDS를 사기혐의로 고소했으나 불기소 처분된 것과 관련해 '검찰의 삼성 봐주기식 수사'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삼성SDS와 우리은행간의 계약이 300명 사용자 기준이었는가, 무제한 사용자 기준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검찰은 삼성SDS와 우리은행은 입찰당시 무제한 사용자 기준으로 입찰공고 했으나, 이후 입찰에 참여한 삼성, LG, IBM, 현대가 구두로 300명 사용자 기준으로 입찰조건을 바꿔 입찰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얼라이언스 측은 "예초에 무제한 사용자 기준의 입찰이었고, 입찰변경에 대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수십억이 넘는 입찰에 대한 조건이 문서 없는 구두로 변경되었다는 것에 얼라이언스측은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얼라이언스는 또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발주한 'BPR 프로젝트'에 참여한 LG, 현대, IBM측 계약 담당자들이 당시 입찰이 무제한 사용자 조건이었다는 것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그러나 실제로 입찰조건변경을 구두로 합의했다는 것은 기업 계약 관행상 있을 수 없는 이기 때문에 검찰수사의 편파성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선 의원은 "실제로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담당자가 입찰조건을 구두로 변경했다고 하는데 은행의 계약업무에서 특히 수백, 수십억이 걸린 사업에 대해서 구두로 입찰조건을 변경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의문을 제기했다.선 의원은 또 "검찰의 '삼성 봐주기'가 아니냐"며 "검찰수사의 허점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말했다. 또한 "서울중앙지검 김찬중 담당검사는 지난 2004년 8월 이 사건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5개월이 훨씬 지난 2005년 2월에야 입찰참가업체 담당자들을 전부 배제하고 우리은행만을 참여시켜 고소인, 피고소인 대질신문을 실시해 2월 16일에 불기소처분을 했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정확하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모든 입찰 참가업체 관계자들의 대질신문이 필수적이었다는 판단이 드는데, 왜 이들을 대질신문에 참석시키지 않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검찰의 편파적 수사를 비난했다. 신 의원은 "입찰에 참가했던 업체 관계자들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들에 대한 진술은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이 대기업인 삼성과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더욱더 성실하고 공정하게 수사를 했어야 했다"며 "이번 사건에서처럼 검찰 수사의 허점이 지적된다면, 국민들은 '검찰 안에 삼성 장학생'이 있다는 시중에 떠도는 말을 진실로 믿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로 스스로의 권위를 지키고 국민적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노회찬, 삼성SDS 사기 6대 의혹 제기, 검찰 답변 내용 요약>▲ 입찰 변경 참여업체 동의 있었나?노: 삼성SDS와 같이 우리은행 BPR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다른 업체 담당자들의 말에 의하면 당초 무제한 사용자 기준의 입찰조건에 대한 변경이 없었다고 하는 데 어떻게 삼성SDS와 우리은행이 300명 사용자 기군으로 계약될 수 있었나?검: 입찰에 참여한 4개 업체 모두 합의 하에 입찰 조건을 무제한 동시 사용자 기준에서 300명 동시 사용자 기준으로 변경.▲ 입찰 조건 변경 구두로 변경 상식적으로 가능한가?노: 우리은행 담당자가 입찰 조건을 구두로 변경했다고 하는데, 은행의 계약 업무에서 구두로 입찰조건을 변경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가?검: 입찰에 참가한 4개 업체에서 300명 동시 사용자 기준으로 견적서를 제출한 바 있어 당사자들 간에 입찰 조건의 변경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300명 사용자 기준 검찰 조사 제대로 이루어 졌나?노: 300명 사용자 기준으로 입찰을 실시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해 검찰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검: 입찰 조건 변경 여부가 수사 쟁점이어서 집중적으로 수사 이루어졌다. 4개 업체 동의하에 300명 동시 사용자 기준으로 변경된 것으로 인정된다. ▲ 계약서 내용 진실 의문?노: 계약서 내용이 진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한 검찰 조사 결과는 ?검: 제출된 각종 자료를 검토한 결과, 우리은행과 삼성SDS 사이의 계약서가 허위라는 증거 발견 못했다.▲ 삼성SDS쪽에 유리한 증인의 진술만 인정?노: 삼성SDS측에 유리한 우리은행측의 진술만 전적으로 인정하고, 삼성SDSdprp 불리한 다른 많은 증거들은 배척했다고 판단되는데.검: 우리은행측의 진술이 사실관계에 부합해 혐의 없음 처분 한 것이다.▲대질신문 후 1주일만에 불기소처분 내린 것은 검찰의 '삼성 봐주기' 수사?노: 대질신문 후 1주일만에 불기소처분을 내린 것은 일반사기사건에서는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는 수사과정으로, 검찰의 삼성 봐주기 수사 아닌가?검: 주임검사가 사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후 대질조사하는 등 충분한 수사를 거쳐 무혐의 처분했다.

<SI산업 이란?>
SW산업의 하나로 정부, 기업 등이 수행하는 구매, 생산, 판매, 고객관리 및 재무 등에 관한 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