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몫 특검추천위원 독식 위한 규칙 개정도 검토
추경호 "꼼수 연구에만 혈안…위헌·위법이고 탈법"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자 재표결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상설특검법이 '플랜B'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제정된 상설특검법을 통해 추진하는 만큼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나치식 일당독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15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상설특검에 관해 저희도 생각하고 있었다"며 "투트랙으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 윤 대통령이 특검에 대해 전부 다 거부권을 행사하니 차라리 상설특검법을 통해 이 난관을 돌파해야 된다"며 "무엇보다도 지금 시간이 없지 않나.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자 국회 재표결에서 폐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상설특검법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2014년 도입된 상설특검법은 별도의 특검법을 만들지 않고 본회의에서 특검 임명 요청안만 의결하면 곧장 특검을 가동할 수 있다. 이미 제정된 법안으로 추진되는 특검이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민주당의 상설특검법 검토는 12일 해병대원 사망 사건 태스크포스(TF) 단장인 박주민 의원이 같은 방송에서 처음 언급하면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아직 당에서 넓게 공유된 게 아니다"면서도 "상설특검법은 현재 있는 법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거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는 특검 추천 방식이다. 상설특검법은 국회 규칙에 따라 '특별검사 후보 추천위원회' 7명 중 3명을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 회장이 맡고 나머지 4명은 국회 제1·2 교섭단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명씩 추천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회 추천위원 4명 중 야당 몫을 늘리는 식으로 국회 규칙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채 상병 특검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방법이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가능한 상설특검으로 가야 된다"며 "특검 추천 위원이 7명 중 국회 몫 4명은 규칙을 개정해 제1당인 민주당이 가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설특검 추진 움직임에 "과거 독일을 패망의 길로 몰고 간 나치식 일당독재와 같은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는 꼼수 연구에만 혈안이 된 집단 같다"며 "노벨 꼼수법 개발상이 있다면 민주당과 개딸 의원이 떼놓은 당상"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국회 특검 추천위원 4명을 국회 규칙 개정으로 민주당이 가져가려는 것에 대해 "법 대로가 아니라 위법이고 위헌"이라며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탈세가 합법이 아니듯 청원 심사 청문회를 열고 탄핵 소추를 추진하고 국회 규정을 고쳐 특검 추천권을 독점하는 것은 위헌이자 위법이고 탈법"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