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체코 원전 수주 낭보,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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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체코 원전 수주 낭보,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르다
  • 서영준 기자
  • 승인 2024.07.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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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준 산업부 기자
서영준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K-원전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지난 정부 5년간 탈원전 기조로 위축됐던 원전 산업 생태계에 체코 원전 수주 낭보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막대한 낙수효과와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로 관련 업계는 물론 온나라가 잔치 분위기이지만, 아직 수주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샴페인을 터트리기 보다 냉철한 분석과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17일. 체코 정부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인 '팀코리아'를 24조원 규모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과정은 치열했고, 결과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었다.

입찰이 시작된 2022년 3월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 여파가 남아있어 체코 입장에선 '국내에선 탈원전, 해외에선 원전 세일즈'라는 모순된 K-원전 정책에 의구심을 가졌다. 더구나 유럽 원전 시장은 프랑스와 미국이 주도권을 꽉 잡고 있는 상황이었다. 

K-원전은 '민관원팀'으로 난관을 헤쳐나갔다. 한수원(주계약)을 비롯한 한전기술(설계)과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워룸을 가동해 전략을 짜고 현지 세일즈를 벌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체코 대통령과 회담하며 마지막 설득에 나섰고, 이에 앞서 산업부 장관을 특사로 파견해 체코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는 등 막후에서 지원했다. 이번 성과가 '팀코리아'의 좋은 선례로도 주목되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축포를 터트리기엔 이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아직 수주가 확정된 건 아니다. 체코 신규 원전 본계약은 내년 3월 진행된다. 앞서 한국전력이 2017년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본계약을 따내지 못한 전례가 있는 만큼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체코 정부가 추산한 신규 원전 2기의 예상 사업비는 1기에 약 12조원씩 총 24조원이다. 애초 예상했던 30조원보다 적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실제 계약금과 재원조달 방식, 국내기업 참여 비율 등 세부적인 사안이 모두 계약 때 결정되는 만큼 협상 준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원전생태계 완전 복원과 발전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 인재를 확충하고 법령을 정비해 정권에 따라 K-원전의 경쟁력이 흔들리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한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전 수출이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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