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이버 공격 1277건… 보안 인프라 구축하는 계기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장애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국내에서는 티빙과 tvN 드라마의 유튜브 채널이 해킹 당하는 등 IT업계가 대혼란에 빠졌다. 이에 따라 사이버 보안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가 MS발 통신 장애를 복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MS발 통신 장애는 보안 플랫폼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업데이트와 MS 윈도 OS 충돌로 인해 발생했다. 전 세계 850만대 기기에서 ‘블루 스크린(Blue Screen)’ 현상이 발생하며, 방송사·항공사·금융사 등 MS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타격을 입었다. 세계적으로 50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거나 취소됐으며,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부 생산 라인은 중단됐다. 국내에서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발권·예약 시스템과 그라비티·펄어비스 등 게임사의 서버가 먹통이 됐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사태가 발생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즉시 비상대응팀을 구성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국내 10개 기업에게서 피해가 확인됐으며, 대부분 복구를 완료했다. 특히 국내 통신 3사와 네이버·카카오 등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상 재난 장애 시 보고 의무가 있는 26개 기업에서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피해가 적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국내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점유율이 1위다. 과기정통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은 AWS가 60.2%, MS 클라우드가 24%였다. 게다가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은 네이버 클라우드나 KT 클라우드를 사용해 이번 사태 피해가 전혀 없었다.
국내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어 안심하고 있던 도중, 지난 20일 tvN 드라마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유튜브 계정이 해킹당했다. 두 곳은 CJ ENM 계열사로, tvN 드라마 공식 유튜브 계정이 711만명, 티빙이 9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당일 오전 4시경 두 계정의 채널 로고는 암호화폐 ‘리플’ 로고로 교체되며, 기존 콘텐츠도 모두 사라지고 암호화폐 콘텐츠가 업로드됐다. 이후 유튜브의 협조를 받아 약 14시간 지난 오후 6시경 채널이 복구됐다.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KI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신고된 사이버 공격은 1277건으로 2022년(1142건)보다 약 12% 증가했으며, 최근 인공지능(AI) 리스크, 북한 해킹 위협 증가 등 사이버 보안 관련 문제가 지속 언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사태와 같은 소프트웨어 문제, 화재 등 요인도 대비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정보통신 인프라 전반을 정비하고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소수의 빅테크 기업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이번 사태는 사소한 통신 장애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올해에만 카카오톡 통신 장애가 3차례 발생했으며, 지난해 정부 행정·법원·교육 전산망 장애를 입은 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 ”한국은 IT 보급률과 발전도가 높은 만큼 IT 장애가 발생했을 때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발전하는 기술만큼 사이버 공격도 고도화되고 있어. 보안 인프라 구축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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