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뭐가 반노동이냐" 반박···청문회 난항 예고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지명한 것을 두고 야당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김문수 후보자가 과거 반(反)노동 발언을 일삼은 '부적격 인사'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든 야당이 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만큼, 곧 있을 인사청문회도 난항이 예상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모든 야당은 김 후보자를 '반노동적 인사'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의 임명 철회를 압박하고 있다. 과거 발언을 통해 반노동 사상을 드러낸 김 후보자가 노동자 권익을 보호해야 하는 부처 수장에 임명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지나치게 편향된 극우적 이념과 반노동적인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내고 폭력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는 인사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대다수의 일하는 국민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노동자들을 적으로 여겨 탄압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탄핵추진위원회 공개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반노동 극우 인사인 김문수 씨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며 "김 후보자의 반노동 발언은 노동가치 존중과는 대척점에 위치해 있다. 오죽하면 지난 총선을 앞두고 여당마저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교체를 정부에 건의했겠느냐"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김 후보자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로 지명하면서 김 후보자의 과거 반노동 발언들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김문수TV에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한 바 있다.
또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지난해 3월 광주글로벌모터스를 방문한 후엔 페이스북에 "감동 받았다. 노조가 없다. 620명의 평균나이 28세, 현장에서 핸드폰은 보관하고 사용할 수 없다. 평균임금은 4000만원이 안 된다(현대·기아차의 40% 정도)"라고 써 '무노조 저임금'을 지향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야당 중 가장 보수 성향이 짙은 개혁신당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김성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아무리 인사권이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도 수긍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며 "노동계가 치를 떠는 사람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하겠다니, 그야말로 반대로만 가는 청개구리 인사"라고 지적했다.
노동계를 지지기반으로 두는 정당들은 일찌감치 김 후보자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고용노동부의 업무라는 것이 노동자들의 권익에 관련된 것일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김 후보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조금도 용납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즉각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임명희 사회민주당 대변인도 "반노동 특공대 김 후보자의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은 국민에겐 너무 치욕적"이라고 했다. 새로운미래와 기본소득당도 김 후보자 지명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제껏 야당의 장관급 후보자 지명 철회 요구를 번번이 무시해 왔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에 따라 추후 열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극심한 난항이 예상된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극우·반노동 발언과 경사노위 위원장 시절 무(無)성과를 청문회에서 집중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향한 야당의 반노 공세에 대해 "반노동이 뭔지 묻고 싶다"며 "내가 노조 출신이고, 아내와 형님도 노조 출신에 동생도 노조를 만들다 감옥까지 갔다 왔다. 반노조라는 말을 누가 무슨 뜻으로 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될 경우 중소사업장 근로자, 소규모 자영업자, 청년 아르바이트생 등 노동약자 보호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