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정치공세…민주당 아닌 법원행정처 반대"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해외 정보요원의 신상과 개인정보 등 기밀 유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간첩행위의 대상인 '적국'을 '외국'으로 확장하는 법 개정을 더불어민주당이 발목 잡아 사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홍익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대표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면서 간첩법 개정을 위해 여야가 협치할 것을 주문했다.
5일 홍익표 전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사집중'에 출연해 '간첩법 개정안'으로 불리는 형법 개정안은 "당시 수사기관들의 민주적 통제 방안이 부족해 법원행정처가 반대를 많이 했다"며 한 대표의 '민주당 책임론'이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19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연달아 3번 간첩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홍 전 원내대표는 "형법이나 민법에 대한 개정안에 대해서는 법조계에 있는 분들이 다들 부정적이다. 개정안에 대해 법조인 출신들, 의원들, 그리고 이 법원, 그리고 그 당시에는 심지어 법무부까지 동의를 안 했다"며 "최근 검찰에 저도 통신조회를 당했는데 이런 간첩죄나 법 적용이 외국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국 내에 반대되는 정파를 향해서 총부리를 휘두를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가 너무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대표가 좀 더 정상적으로 말하려면 이 문제에 대해서 민주당이 다수당이니 협조해달라고 하는 것이 맞다"며 "진짜 이 법을 하고 싶다면 민주당과 여야가 협치·협의를 해서 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면서 법 개정도 같이 하자고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여당 대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홍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 대표가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1대 국회 들어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은 4건 발의됐는데, 그 중 3건이 당시 더불어민주당이었던 김영주 부의장, 홍익표 의원, 이상헌 의원이 냈었다"며 "그런데 정작 법안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 누가, 왜 막았느냐"라고 지적한 것에 대한 내용이다.
한 대표는 "이런 일이 중국·미국·독일·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 벌어졌다면 당연히 간첩죄나 그 이상의 죄로 중형에 처해진다. 저것(정보유출 사건)을 간첩죄로 처벌해야 맞느냐, 안 해야 맞느냐"라며 "국민의힘은 이번 국회에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2024.6. 주호영 의원 등)을 이미 발의했다. 이번에 꼭 간첩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국군방첩사령부는 정보사 대북 요원, 이른바 '블랙요원'들의 신분 등 개인정보를 비롯한 기밀이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정보를 노트북 등을 통해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군무원 A씨는 중국 동포에게 이러한 블랙요원 명단을 전송한 혐의로 지난달 입건된 상태다. 현행 형법 98조는 적국을 위해 간첩활동을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 또는 군사상의 기밀을 누설할 경우 징역 7년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적국'에는 북한만이 포함돼, 이번 사안에 대해선 처벌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