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의혹 독립기념관장에 野 강력 반발···"임명 철회하고 보훈장관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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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의혹 독립기념관장에 野 강력 반발···"임명 철회하고 보훈장관 사퇴해야"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8.08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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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형석 임명은 역사 부정 넘어선 말살"
金, 8일 공식 취임 "왜 사퇴하라는 건지 몰라"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8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8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알려진 김형석 재단법인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임명된 것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이사장은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을 주장하는 등 역사 정론을 부정하는 인물로, 선임이 알려진 직후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체성에 대한 불순한 도전을 일삼는 그릇된 역사관을 가진 사람을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했다"며 김 이사장 지명 철회와 그를 제청한 강정애 보훈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국회 정무위원회 일동은 8일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9주년 광복절을 일주일 앞두고, 윤석열 정부는 기어코 뉴라이트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김 이사장은 관장 후보자 면접 당시 '일제 식민지배 때 한국의 국적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본'이라고 답했다. (김 이사장은)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은 일본의 신민이었다', '일제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한 바도 있다"며 "일본의 강제적 국권 침탈과 식민지배 합법화를 당당하게 주장한 사람을 다름아닌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한다'고 명시된 독립기념관 정관을 언급하면서 "일본의 식민지 근대화론을 받들며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뉴라이트 인사가 과연 독립기념관장의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김 이사장 임명은 대한민국 역사의 부정을 넘어선 말살이며, 국가 정체성을 어지럽히고 친일을 넘어선 숭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김 이사장 임명 철회 △김 이사장 임명을 제청한 강정애 보훈부 장관의 사퇴 △관장 선임과 관련된 모든 절차의 공개를 요구했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2022년 10월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부 논쟁'을 끝내고 이승만과 김구를 모두 '건국의 아버지'로 둬야 한다"며 "이승만과 김구의 지지자를 아울러야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2022년 8월 출간한 저서 <끝나야 할 역사전쟁-건국과 친일 논쟁에 관한 오해와 진실>에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두고 "친일행위자의 '역사적 공과'를 따지지 않고 '친일 행위'와 '반민족 행위'를 동일시하는 우를 범했다"고 적었다.

김형석 관장은 광복회로부터 뉴라이트 계열로 지목받은 인사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사가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 인선을 맹비난했다. 광복회는 8·15 광복절 기념 대통령 초청 영빈관 행사와 광복절 공식 기념행사에 대한 '보이콧'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관장 임명이 알려진 뒤 야권의 반발은 지속되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친일을 넘어 종일주의자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한 것은 독립기념관의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윤 대통령은 외교도 '내선일체'(內鮮一體)더니, 정신까지 '종일'하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한편 독립기념관은 이날 제13대 관장으로 김형석 관장이 취임했다고 밝혔다. 김 관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2027년 8월 7일까지 3년이다. 김 관장은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왜 사퇴하라고 하는지 모르겠고, 사퇴할 이유나 생각도 없다"며 "정부와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2027년 8월 7일까지 성심껏 근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점점 뚜렷해져 '극우 일베' 성향 친일파를 중용한다"며 "독립기념관장은 독립유공자 후손 중 명망 있는 인사들이 맡아왔지만, 이번엔 김구 선생 손자,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 후손 등이 모두 배제됐다. 독립기념관이 일제 미화 공간으로 변질할 것"이라고 했다.

국가보훈부는 "임명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고 후보자의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관 등을 평가했다"며 "신임 관장은 독립운동이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고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앞서 보훈부는 올해 2월에도 '식민지 근대화론'의 산실로 통하는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을 독립기념관 이사로 임명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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