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재부상, 오프라인 업체 약진 등 변수多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경기 불황을 넘어 온라인 시장 규모는 우상향 성장곡선을 그려가고 있지만, 이커머스 업계가 마냥 핑크빛 전망을 꿈꾸지 못하고 있다.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재부상, 오프라인 업체 약진 전망, 이커머스 산업 신뢰도 하락, 규제 도입 가시화 등 각종 변수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재무 상태가 불안정한 기업들은 내실 효율화 등 자구노력이 선향돼야 생존이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시장 관련 각종 지표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0조7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올랐다. 음·식료품(15.2%), 여행·교통서비스(9.9%), 농축수산물(23.3%) 등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 구성비는 음·식료품이 13.8%로 가장 많았다. 음식서비스(11.5%), 여행·교통서비스(10.8%) 등이 뒤따랐다.
지난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683억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7.8% 신장했다. 마찬가지로음·식료품이 11.9% 상승했다. 일부 배달업체 무료배달 서비스 시행, 불볕더위 등이 겹치면서 배달 주문이 많아져 음식서비스도 12.5% 증가했다. e쿠폰서비스는 전년 동기 대비 27.1% 뛰었다. 동기간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4조9554억원으로 10.2% 상승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국내 주요 25개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1% 증가한 15조6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온라인 유통 매출은 가전·문화(9.9%), 식품(20.1%), 생활·가정(9.4%), 서비스·기타(67.5%) 등 품목에서 호조세를 나타내며 18.4% 상승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3.7% 증가에 그쳤다.
이같이 온라인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휘몰아치는 삼각파도에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먼저, 한풀 꺾였다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C-커머스가 유통시장 장악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해외직구액이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2조원을 넘어섰다. 해외직구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1.4%에 이른다. 역대 처음 60%를 넘어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2위인 미국(21.1%)과 일본(16.4%)과 비교해서도 압도적인 격차다.
앞으로도 거대한 자본력을 무기로 C-커머스는 대대적인 마케팅, 서비스 확장 등을 꾀해 소비자·판매자 유치에 고삐를 조이는 만큼, 여전히 국내 기업에게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들은 초저가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으나 유해물질 검출, 가품 문제, 개인정보 유출 등 잇달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오프라인 업체들도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어 유통시장 수요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백화점 3사의 경우 불황을 딛고 2분기 매출을 확대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 3분기 유통업계 체감경기 전망을 놓고서도 온오프라인 업체간 온도차는 극명하다. 오프라인 업체들은 추석 특수 기대하는 반면, 이커머스 업체들은 C커머스 공세,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 추진 등을 이유로 체감 경기를 낮게 바라보고 있다.
최근 티메프 사태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 산업의 신뢰성·안전성 이슈가 부각되면서 소비자 이탈현상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커머스에 투자하려는 자본시장 심리도 식을 수 있어 기업들의 사세 확장, 주식 상장 등 계획이 차질을 빚을 거라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인 고금리 상황까지 이어져 투자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게다가 규제당국과 정치권이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태세에 돌입하면서 대응방안까지 강구해야 할 형국이다.
이처럼 여러 불확실성이 엄습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 든든한 모기업 지원 여부 등 조건을 갖춘 기업들 중심으로 시장 판도가 바뀔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에 경고등이 뜬 업체들은 외형 확대 대신 뼈를 깎는 내실 다지기 위주 전략으로 선회하며 재기를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희망퇴직, 비수익 사업 철수, 사옥 이전 등 고강도 쇄신을 단행한 기업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 자체는 수치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전보다 경쟁이 치열해졌고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투자심리가 악화돼 옥석 가리기 본격화되는 모습”이라며 “최근 업계 큰 사태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칠 뿐만 아니라 신뢰도 회복을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