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BMS 특허 건수, 中日 앞서…LG 압도적
포스코, 원가절감 관리로 친환경 철강 투자 지속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친환경 전환의 불확실성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 사업의 예상치 못한 성장 둔화 위기를 투자 속도조절 및 비용 개선으로 대응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과감한 제조 정보도 공개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배터리, 철강 기업들이 친환경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 산업계의 대표 친환경 부문인 전기차 산업이 최근 케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화재 공포(포비아)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 산업의 밸류체인은 광범위해 자동차 기업부터 배터리, 철강까지 폭넓게 걸쳐 있다.
국내 기업들은 전기차 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국내에서 전기차를 제조·판매하는 17개 완성차 브랜드가 일제히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것도 이러한 경영방침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 중 선제적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최근 인천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 알권리가 부각되자 지난 9일 국내 최초로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다. 그 뒤를 이어 기아가 지난 12일 국내에서 두 번째로 자사 전기차 7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밝혔다.
국내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 안전과 관련된 기술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기술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지목해 소비자에게 알리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화재는 BMS로 위험 요소를 사전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사의 BMS는 15년간 축적된 기술력으로 배터리 화재 위험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안전성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BMS와 관련 특허 출원 건수가 국내 기업들이 중국·일본 업체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정보조사전문업체 WIPS와 함께 BMS 관련 특허를 전수조사한 결과 2018∼2022년 '특허 건수 상위 10위'에 든 한국·중국·일본 배터리업체의 특허는 총 1만3500건이었다. 이중 절반 이상인 55%(7400건)는 LG엔솔·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특허였다.
특히 LG엔솔이 같은 기간 5475건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LG엔솔은 BMS 분야에서 현재 80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셀 기준 13만개 이상, 모듈 기준 1000개 이상을 분해·분석한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투자 속도도 조절해 불확실성 변수에 대응하고 있다. LG엔솔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분간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투자에 관해서만 집행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SK온도 “라인 전환 등의 작업이 전사 관점의 투자비 최소화와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둔 글로벌 공장 라인 운영 방침의 일환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계도 친환경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철강산업의 업황은 부진한 가운데 친환경 탄소 개발을 위한 투자금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포스코에서 가동 중인 고로를 모두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약 54조원으로 추산됐다. 현대제철의 친환경 고로 전환비용도 14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철강사들은 업계가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비판받는 만큼 친환경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사업 효율화를 통해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100일간 제조원가 개선과 판매 및 구매 경쟁력 제고로 2300억원의 원가절감 및 수익창출효과를 거뒀다.
물론 설비 투자 조절도 병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시황이 연초에 전망했던 것보다 다소 침체되는 분위기를 반영해 기존 투자 계획보다 다소 축소해서 수정했다”며 “약 10조8000억원이 집행돼 원래 계획보다 2000억원 정도 줄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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