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준비' 의혹 두고도 충돌···金 "정치 선동" 반박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일 북한의 도발할 경우 '즉·강·끝 원칙(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끝까지)'을 적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발에 대한 철저한 응징으로 북한이 '재도발'을 꿈꾸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김 후보자는 2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대한민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엄중한 정세 속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통수 지침을 받들어 '자랑스러운 과학기술 강군'을 건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후보자는 △장병 복무여건과 처우의 획기적 개선 △압도적 국방능력 구축으로 적 도발 원천차단 △우리 군의 무인전투체계로의 조기 전환 △우주·사이버·전자기 등 신영역 작전수행체계 발전 △방위산업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압도적인 국방능력과 태세를 구축해서 적이 감히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춤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선 "연합연습과 훈련을 강화하고, 핵기반 동맹으로 격상된 한미동맹의 확장억제 능력을 주도적으로 통합해 나가겠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비리 의혹'의 종합판이라며 국무위원 부적격자라고 공세를 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상습적으로 '공직자 윤리법'을 위반해 왔다"며 "법무법인 취업 후 1년 4개월간 취업사실을 신고하지 않았고, 취업 심사도 없이 육군협회 지상군 연구소장에 취업했다. 강연·세미나에 단 2번 참석하고 900만원을 받았다"고 몰아세웠다.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 후보자,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같은 충암고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추 의원은 "장성급 중에 충암고 출신이 주요 보직을 맡은 적이 있었나. 국방부 장관과 방첩사령관이 같은 고등학교 출신으로 임명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군 장성이 400명 가까이 있는데 그중 4명을 가지고 '충암파'라고 하는 것 자체가 군의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고 답했다.
양측은 야당에서 촉발된 윤 대통령의 '계엄 준비' 의혹을 두고도 맞붙었다. 박선원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계엄 준비를 위해서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으로 (국방부 장관을) 채워놓았느냐"며 "최근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렀느냐. 계엄 얘기는 안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자는 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부인하면서 "청문회는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거짓 선동하고 정치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장관 되신 다음에 계엄 발동 건의할 생각 없으시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