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폴란드 해군 현대화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
현대로템 'HR-셰르파', KAI 'KF-21 보라매' 등으로 동유럽 정조준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방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방산업체들이 잇따라 열리는 방산 전시회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중부 키엘체에서 3∼6일(현지시간)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 2024'가 개최된다. 1993년 시작된 MSPO는 프랑스 파리 유로사토리, 영국 런던 DSEI와 함께 유럽 3대 방산전시회로 꼽히며 올해 35개국 8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특히 MSPO는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라 동유럽의 군비 증강이 확대되면서 그 위상이 더욱 커졌는데, K-방산은 개막 전부터 주목 받았다. 전시회 주최 측은 지난달 1일 홈페이지에 '한국 방산이 2024 MSPO에서 최고의 발걸음을 내딛는다'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며 K-방산을 '아시아 거물(Asian tycoon)'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MSPO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등 주요 기업을 포함해 총 27개 국내 업체가 출동한다. 먼저 한화그룹은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해군 현대화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오르카는 폴란드 해군이 운용할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규모는 약 3조3500억원에 달한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장보고-III(KSS-III ) 배치2' 잠수함 모형을 중심으로 장보고-III에 탑재된 한화시스템의 잠수함 전투체계(CMS)를 전면에 선보인다. 장보고-Ⅲ에는 탄도미사일(SLBM)을 쏠 수 있는 수직 발사대가 장착된 건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탑재돼 최대 3주간 잠항이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 기술을 현지 업체들에 이전하는 'MRO 현지화'도 검토하는 걸로 전해졌다.
현재 폴란드는 대규모 병력 증강 없이도 대응 가능한 무인체계에 관심이 높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 무인차량(UGV)인 ‘아리온스멧’을, 현대로템은 'HR-셰르파’를 선보인다. UGV는 원격·자율 운행이 가능해 병사 대신 수색, 정찰, 근접 전투, 물자 이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 가능하다. 특히 HR-셰르파는 2021년 시제 차량 2대가 우리 군에 시범 납품된 적은 있지만, 공개한 것은 국내외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KAI는 올 하반기 양산에 착수하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 등 차세대 주력 기종을 전시한다.
이달 25~2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방산 전시회 ‘ADAS’에선 필리핀의 잠수함 ·함정 구축사업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치열한 수주전이 전망된다. ADAS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50개국 2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필리핀은 중국과 군사적 갈등이 심화하자 3조원 규모의 해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에 맞춰 HD현대중공업은 성능 개량된 호위함 2, 3종과 중국과 충돌을 대비하는 원해경비함 5종, 잠수함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 배치2 잠수함 모형을 ADAS에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함대함 미사일 '해성'을 전시한다.
이 밖에도 오는 11~13일에는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지상 방산 최대 규모 전시회인 ‘랜드 포스(Land Forces)’, 내달 14~16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육군협회 방산 전시회(AUSA)'가 개최된다. 국내에서도 내달 25일부터 28일까지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4(DX코리아)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10월 2일부터 6일까지는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가 계룡대(3군 본부 소재지) 비상활주로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