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지인 또는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사진을 합성해서 만든 '딥페이크(Deepfake) 성착취물'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4일 대책 논의를 위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여야는 관련 대응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여성가족부가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이날 국회 여가위에서 열린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현안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신영숙 여성가족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에게 질문을 집중했다. 여가부는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는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신 직무대행에게 "딥페이크 성범죄의 주무부처가 어디냐"고 물었고, 신 직무대행은 "기관의 역할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서 의원은 "(부처들이) 전부 각자도생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을 해서) 취합이 안 된다는 비난을 많이 받았다"며 "한 부처의 문제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여가부에서 (책임을) 좀 지고 가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에 앞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가 남긴 글을 공유하면서 전 부처의 책임감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이어 신 직무대행에게 "디지털 성폭력 컨트롤타워가 되어야하는 여가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여가부에서 디지털 성범죄 관련 삭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조치 권한도 부족하고, 방통위 등 기관과 업무 협조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에 있어) 사실 좀 많이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 여가부였다"며 "(여가부에선) '기능이 아니라 대상 중심 기관이다 보니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아젠다를 먼저 발굴하고 유관 부처를 설득하고 만들어가는 역할을 (여가부에서)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방위적 비판의 대상이 된 여가부는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 피해자의 이름·직장·학교 등 신상정보가 유포된 경우에도 삭제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선다고 밝혔다.
신 직무대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해 이미지 합성기술을 탐지하고, 사진 한 장으로도 성적 허위영상물을 추적할 수 있도록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며 "법제도 개선과 관련해선 피해자 신상정보가 유포된 경우에도 삭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의 신속한 상담을 위해 각 기관의 대표전화번호를 365일, 24시간 상담 가능한 1366 여성긴급전화로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특히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이용해 협박 및 강요한 죄에 대해선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