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식지 않는 '쇳물', 철강업계 "연휴에도 쉴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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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식지 않는 '쇳물', 철강업계 "연휴에도 쉴틈없다"
  • 서영준 기자
  • 승인 2024.09.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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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가동' 중단 못해 현장 정상 가동
포스코·현대제철 4조 2교대 체재 운영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중국의 공급과잉 여파로 국내 철강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철강업계 근로자들은 연휴를 반납하고 조업에 나설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 제철소 근로자들은 추석 연휴를 반납한 채 작업을 진행한다. 철강업 특성상 1년 365일 용광로에 쇳물이 굳지 않도록 생산설비가 항상 가동돼야 하기 때문이다. 제철소의 용광로가 멈춰 쇳물이 굳으면 설비를 뜯어내고 새로 지어야 한다. 새로 짓는 데 최소 5000억~1조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 또다시 만드는 데도 5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포스코는 추석 연휴 동안 원료하역에서부터 열연, 냉연제품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생산공정을 정상 가동한다. 용광로에서 제강공장, 열연공장, 냉연공장 등 여러 공정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고로 담당 부서를 비롯해 전 부서가 근무한다. 현대제철도 정상 조업할 계획이다. 2010년에 완공된 1, 2고로와 2013년 3고로를 준공하며 일관제철소로 거듭난 현대제철은 명절 연휴에도 정상근무를 하며 고로와 연주 설비의 가동 상태를 점검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4조 2교대 체제로 근무가 이뤄질 예정이다. 4조 2교대는 작업조를 4개 조로 편성해 2개 조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교대근무 형태를 의미한다. 포스코는 2011년부터 4조 2교대를 도입했으며 현대제철은 제작년부터 4조 3교대에서 2교대로 근무 체계를 변경했다. 제철소 외 일부 공장은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비수기를 지나 성수기가 찾아온 만큼 추석 연휴 기간에도 평상시와 다름 없이 조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반면 동국제강 직원들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동안 4일의 휴무를 보장받는다. 동국제강의 형강과 후판, 봉강 공정은 용광로보다 가동이 자유로워 24시간 사람이 붙어 관리할 필요가 없는 만큼 회사는 공장 별로 많은 직원들이 추석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근무 일정을 짰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의 내수 부진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당분간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은 4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3%, 현대제철은 980억원으로 78.9% 급감했다. 특히 상반기 조선업계와의 후반 가격 협상 과정에서 지난해 하반기 90만원 중반대이던 t당 가격을 90만원 초반대로 낮추기로 합의하는 등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다. 현재 하반기 협상도 진행 중이며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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