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의원 측 "고의 아냐" 주장…검찰 수사로 정치적 파장 주목
매일일보 =손봉선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에게 이중투표를 권유한 의혹으로 고발된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이 검찰에 송치됐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신 의원을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신정훈 의원은 올해 3월 4일, 전남 나주 동강면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고령의 주민 10여 명에게 당내 경선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중투표를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발언은 당시 신 의원이 경선 여론조사 참여 방법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신 의원은 "권리당원이냐고 물으면 '아니다'라고 해야 투표할 수 있다. 권리당원이라고 해버리면 전화가 끊어져 버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 여부에 따라 경선 참여 자격이 제한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일반 당원과 권리당원의 신분을 혼동하게 만들어 이중투표를 유도한 것으로 해석됐다.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은 이미 특정한 절차를 통해 선거에 참여한 것으로 간주되며, 일반 당원 또는 비당원에게만 여론조사 참여 자격이 주어진다. 신 의원이 권리당원 신분을 숨기고 투표에 참여하라고 권유한 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이러한 행위는 당시 상대 후보 측의 고발로 밝혀졌으며, 경찰은 고발장에 첨부된 녹취록과 정황을 분석해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 조사 결과, 신 의원이 고령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중투표를 유도한 정황이 명백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나주경찰서는 이에 따라 신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신정훈 의원 측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정치적 해석이 개입된 고발이라는 입장이다. 신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여러 혼선이 있었을 수 있으나, 고의적으로 법을 위반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충분한 증거와 정황이 확보된 만큼 사건의 실체를 검찰에서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법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 추가 조사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선거법 준수 문제가 다시 한번 주목받게 하는 계기가 됐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선거법 위반이 적발될 경우 강력한 처벌이 따른다. 신 의원 사건이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예고하며, 각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공정한 선거 문화 정착을 당부했었다. 선관위는 이번 사건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만큼 더욱 철저한 수사를 통해 유사한 사례를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이 신정훈 의원의 정치적 입지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나주와 화순 지역구에서 꾸준히 지지 기반을 다져온 신 의원은 이번 의혹으로 인해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향후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신 의원의 총선 출마 여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역 정치권은 긴장감 속에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