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키즈 잡아라...식품·패션부터 호텔까지 VIB 모시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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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키즈 잡아라...식품·패션부터 호텔까지 VIB 모시기 분주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09.1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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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시대, 아이들 인구는 주는데 유아 시장 커져
식품·패션·호텔 등 유통가 프리미엄 니즈 적극 공략
서울의 한 병원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국내 출생아 수는 급감했지만,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18일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1만824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3명(-1.8%) 줄었다. 다만 2분기 출생아 수는 8년여 만에 반등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0.71명 선을 지켰다.

6월 출생아 수는 소폭 줄었지만, 4월(2.8%)과 5월(2.7%)에 두 달 연속 늘면서 2분기 출생아 수가 2015년 4분기(0.6%) 이후 34개분기만에 증가한 것이다.

초저출산 시대에 아이들은 점점 줄고 있지만 명품 아동복, 유모차 등 프리미엄 유아용품 시장은 계속 커지는 분위기다. 적게 낳는 만큼 귀하게 키우겠다는 풍조로 분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키즈 시장규모는 2002년 8조원에서 2020년 50조원까지 증가했다. 2025년에는 5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초·중·고교 대상 학원, 어린이집 등은 규모가 줄거나 폐업하는 반면 식품·패션 시장은 고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2016년 1320억원에서 2022년 2534억원으로 약 92% 성장했다. 유로모니터는 지난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출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 증가와 온라인 쇼핑의 확대로 아동복 시장 규모가 31%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유아 명품 관련 시장은 해마다 20~30%가량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가는 한 명의 아이를 중심으로 부모와 조부모, 친척, 부모의 친구까지 10개의 지갑이 열리는 ‘텐 포켓’ 현상과 내 아이에게 최고의 제품만을 주고자하는 ‘VIB(Very Important Baby)족’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일제히 프리미엄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정식품은 베지밀 영유아식 신제품을 선보이고 기존 제품을 리뉴얼 출시했다. 신제품은 성장기 유아를 위해 맞춤 설계된 제품으로 하루 2팩이면 칼륨과 철분의 부족분을 보충할 수 있다. 직접 갈아 만든 콩 원액에 건강한 당원인 올리고당으로 단맛을 내 한층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기존 영유아식 또한 리뉴얼하면서 두뇌 구성 성분(DHA+EPA) 함량을 강화하고 장 건강과 자기방어력을 위한 설계를 업그레이드했다.

하림의 어린이식 전문 브랜드 푸디버디를 통해 어린이 전용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어린이 전용 라면은 국산 쌀을 함유한 건면으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으며 1㎜의 면 두께로 아이들이 부담 없이 씹고 소화할 수 있다. 나트륨 함량 또한 국수 나트륨 평균 함량 대비 580㎎ 낮춰 아이들이 먹기 좋도록 했다.

명품업계에서 어른들에게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있다면, 4대 럭셔리 아동복 브랜드는 몽클레르 앙팡·버버리 칠드런·베이비 디올·펜디 키즈다. 백화점가는 4대 유아 명품 브랜드를 대표 지점에 적극 유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압구정 본점에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베이비 디올 매장을, 판교점에 펜디 키즈, 몽클레르 앙팡을 선보인 후 아동 명품 매출 신장률이 전체 아동의류 및 용품 매출 신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1분기 현대백화점의 아동 용품 전체 매출은 11.8% 수준이었으나 아동 명품 매출은 23.6%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도 비슷한 양상이다. 한발 더 나아가 MZ세대가 선호하는 준명품 디자이너 브랜드와 브랜드 스포츠 의류도 키즈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자크뮈스는 올해 처음 국내에 키즈 컬렉션을 선보였고, 뉴발란스 키즈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아동복 브랜드 매출 1위로 자리 잡았다.

아이와의 첫 여행을 호캉스로 시작하는 젊은 부모가 늘면서 호텔 업계도 골드키즈 모시기에 분주하다.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리조트는 이유식 브랜드 베베쿡과 협업해 패키지를 기획했다. 객실 1박과 성인 2 및 유아 1인 조식 뷔페, 베베쿡 인기 유아식품 4종 웰컴 기프트로 구성됐고, 일부 리조트에서는 조식뷔페에 베베쿡 이유식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존이 마련됐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공식 마스코트 캐릭터 루아 굿즈를 포함한 키캉스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롯데월드 어드벤처 이용권과 조식 등 특전을 추가했다. 어린이 인기 캐릭터인 티니핑과 손을 잡은 호텔도 있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는 패키지에 한정판 캐치 티니핑 캐리어 세트, 티니핑 유니버스 입장권, 캐치 티니핑 네임택 교환권 등을 포함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 부모도 늘었지만, 아이들이 명품을 많이 접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끼친다.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는 부모가 명품을 입히고, 중·고등학생이 되면 아이돌 가수를 보고 명품을 따라 입는다”며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프리미엄 아동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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