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조직 섬멸을 위해 가자지구 북부에 거주하는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에 따르면 CNN 방송은 이스라엘의 은퇴한 군사령관 모임인 '지휘관과 예비역 전사 포럼'이 입안해 내각과 크세네트(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이와 같은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 수립을 주도한 인물은 장군 출신으로 2004∼2006년 총리실 산하 국가 안보위원회에서 위원장을 지낸 지오라 에일란드다. 계획이 실현되면 5000여 명의 테러리스트가 항복하거나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에일란드는 이달 초 온라인에 게시된 영상에서 "떠나는 사람은 식량과 물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일주일 후면 가자지구 북부 전체가 군사 영토가 될 것이고, 우리가 우려하는 한 군사 영토에는 어떤 보급품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가자지구의 현실은 신와르(하마스 지도자)가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해야 할 올바른 일은 가자 북부에 남아 있는 약 30만명의 주민에게 '우리는 북부 가자지구를 떠나라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떠나라고 명령하고 있다'는 사항을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현직 장관 3명을 포함해 크세네트 의원 120명 중 27명이 정부에 이 계획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전쟁 내각이 정의한 목표 중 어느 것에도 아직 결승선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이 지역(가자 북부)에서 프로그램을 시행한 후에는 가자지구 내 다른 지역에서도 시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CNN에 "(계획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해서 그것을 채택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스라엘군 전략 부서장이 며칠 안에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시민 통제 능력을 박탈하는 여러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 국영 방송 칸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외교국방위원회와 가진 비공개회의에서 이 계획에 대해 "매우 합리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