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소형 전고체배터리 최초 개발…MLCC 기술 활용
LG, 5년 뒤 전장매출 5조원대 제시…특허 출원 속도전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전자 부품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신사업 강화에 힘쓰며 미래 준비에 한창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소형 전고체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 신사업 비전 구체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인공지능(AI)·서버, 에너지(Energy) 등 4개 분야의 머리글자를 딴 'Mi-RAE(미-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이 회사는 전고체 배터리의 높은 안정성과 소형화, 형상자유도 등의 특성을 활용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시제품을 고객사와 테스트하고 있다. 소형 전고체 배터리는 향후 주요 브랜드의 웨어러블 기기에 다양하게 접목돼 제품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발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공언한 신산업 비전 '미래 프로젝트'의 첫 성과로 보고 있다. 앞서 장 사장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4'에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에서 사용하는 소성 공정 및 세라믹 기술을 활용해 웨어러블용 소형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2위 MLCC 생산업체다.
삼성전기는 전장사업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전장 부품이 회사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 내년에는 MLCC와 카메라 모듈,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전장 부문 전체 매출 2조원 이상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이달 26~27일 중국 천진에서 '2024 SAT(Samsung Automotive-Component Tech-Day)'를 마련하기도 했다. 전장 고객사를 초청해 기술 세미나, 생산현장 공개 등을 진행하는 이번 행사엔 해외 주요 자동차와 전장 기업 30여개사가 참석했다.회사 관계자는 "IT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전장 등 성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삼성전기는 부산과 필리핀, 중국 등에서 MLCC를 생산하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수요가 늘고 있는 전장부품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 당시 "5년 뒤 전장부품 매출을 5조원대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전장부품 사업 육성을 위해 전장 특허 비중을 지속 확대해 왔다. 특히 라이다와 차량 카메라, 차량 조명 등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차 분야 중심으로 특허 출원을 빠르게 늘렸다. 그 결과 지난 5년간 총 3500여건의 전장부품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기판'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높은 내구성과 전력 효율을 보장하며 AI 반도체 시대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도가 높다.
삼성전기는 연내 세종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2026년에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월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을 찾아 유리기판 등 신사업 개발 현황을 점검하며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최근 FCBGA 사업에 진입한 LG이노텍도 유리기판 관련 코어 기술 등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혁수 대표는 "주요 고객사인 북미 반도체 회사가 유리기판에 관심이 많아 그룹 역량을 모아 진행할 예정"이라며 밝히며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