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선 거쳐 최종 선출, 선거 결과엔 영향 없어"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승희 전라남도 영암군수가 항소심에서도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군수직을 유지하게 됐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훈)는 26일 열린 2심 선고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우 군수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이는 1심 판결을 일부 파기한 결정이지만, 1심과 동일한 형량이 부과되면서 우 군수는 직위 상실의 위기를 넘겼다.
함께 재판을 받은 우 군수의 아내와 선거사무소 관계자도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기소된 지지자 4명 중 1명은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3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본인이나 배우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을 경우 직위를 잃게 된다. 하지만 우 군수 부부는 나란히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직위 상실을 면했다. 우 군수는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중 투표를 권유하고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구체적으로는 주소지 허위 기재, 부적격 당원 가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서의 불법 선거운동 조장 등의 혐의가 포함됐다.
우 군수는 경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이중투표 권유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내 재경선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재경선에서도 상대 후보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며 최종 민주당 후보로 선출돼 군수직에 올랐다.
1심 재판부는 우 군수 부부가 선거사무소 관계자가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서 권리당원에게 '경선 여론조사에 응답할 때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답한 뒤 투표하라'는 내용을 올린 사실을 알고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또한 우 군수가 권리당원 1명에게 전화를 걸어 이중 투표를 권유한 사실도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다. 다만, 권리당원 1명에게 이중투표를 권유한 점에 대한 관련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내 경선 여론조사 과정에서 거짓 응답을 유도해 민주적 정당성과 소속 정당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행위"라며 우 군수의 일부 혐의에 대해 엄중히 지적했다. 재판부는 우 군수가 당내 재경선을 통해 최종 선출됐고, 선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고 후 우 군수는 "군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앞으로 군정과 영암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고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하며, 향후 법적 대응보다는 군수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우 군수의 법적 논란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불법적인 선거운동이 중심이 됐지만, 재경선을 거쳐 다시 선출됐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선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는 소속 정당과 공직자의 도덕적 신뢰성을 손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