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은 여전히 미분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4분기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요자를 충족할 지역 맞춤형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7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550가구로 7월보다 5.9% 감소했다.
그러나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6461가구로 지난 7월보다 2.6%(423가구) 늘며 2020년 9월(1만6883가구) 이후 3년11개월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2821가구로 전달보다 2.7%(79가구) 줄었지만, 지방은 1만3640가구로 3.8%(502가구) 늘었다. 악성 미분양의 82%가 지방에 분포돼 있다.
매매량을 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차이가 확연하다. 올 1~8월 전국 주택 매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6만648건으로 조사됐다.
이 중 수도권은 54.04%(3만2776건), 비수도권은 45.95%(2만7872건)를 차지했다. 서울 주택 매매량은 전년 대비 63.7% 급증한 1만9992건을 기록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1.5% 감소한 2만7872건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12.5%로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고 △전남(11.4%) △경북(10.8%) △경남(7.7%) △충북(6.3%)이 뒤를 이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시장과 이슈에 따르면 4분기에도 수도권 수요 쏠림현상이 지속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가격 △거래량 △미분양 등의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관계자는 "정부는 지방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CR리츠 등 다양한 대안을 내놨지만 입지 및 수요가 낮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 고소득자들도 수도권으로 유입되면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분양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조정해 대출 한도를 조절함으로써 지역 시장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풍선효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양도세 등 세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차등을 줘야 지역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지역 시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며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도 수요자의 니즈에 총족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 한정으로 핀셋대출규체를 해줄 필요도 있지만 가계부채와 맞물려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방 미분양 주택 구입 시 대출 한도 확대와 세제 혜택을 포함한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