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해민 "박민, 공영방송 초토화시키는 尹 정부 행동대장"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공영방송의 편향성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여당은 'MBC 보도 편향'을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선임된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을 강하게 몰아세웠고, 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박민 KBS 사장을 "공영방송을 초토화시키는 행동대장"으로 규정하며 맹비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 이사장을 향해 "MBC를 국민 갈등의 진앙지로 만들어 놓고 5분 넘게 자화자찬을 하시는 걸 제가 듣고 있으니까 솔직히 좀 역겨웠다"며 날을 세웠다. 권 이사장이 국감 질의에 앞선 인사말에서 방문진과 MBC의 성과를 부각해 소개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 의원은 "MBC가 시청률이나 영업성과가 상당히 개선된 건 맞다. 그렇다고 해서 MBC가 공정한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밖에 없다"며 "MBC는 민주당에게만 관대하고 여당과 윤석열 정부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언론으로밖에 볼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민 사장에게 과거 KBS의 '김일성 미화 방송' 의혹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삐뚤어진 좌파 역사관을 가지고 김일성을 미화하는 내용인데, 이게 국민의 방송인 KBS에서 보도가 됐다"며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 다큐멘터리 보도한 것을 가지고 민주당이 난리를 쳤다. 이(김일성 미화 의혹) 방송에 대해서 민주당에서 혹시 항의하는 거 들어보신 적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도 권 이사장 비판에 가세했다. 박 의원은 MBC가 2020년 북한 열병식을 '밤 축제'라는 표현을 써 긍정적으로 보도한 것과 달리, 올해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대해선 '군사정권을 방불케 한다'는 등의 설명으로 부정적인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세계적인 강군인 대한민국 국군의 위용에 뿌듯한 자부심과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는 우리 국민의 뜨거운 가슴에다가 찬물을 끼얹었다"며 "(국민들이) '북한의 열병식은 좋은 거고, 대한민국 국군의 시가행진은 나쁜 거다'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박민 KBS 사장의 '성과 부진'과 '이해충돌 의혹 속 사장 연임 시도'를 지적하며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이날 박 사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고발한 것을 언급하며 "이사회 사무국장 및 이사회 직원에 대한 회피 신청을 하지 않으셔서 이해충돌 위반 혐의"라며 "박 사장은 그런 상태에서 KBS 사장직에 재도전을 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박 사장은 윤석열 정권에서 공영방송을 초토화시키는 행동대장 역할을 KBS부터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박 사장이 취임한 뒤로 KBS의) 시청률 내려가고, 호감도 떨어지고, 수신료 분리징수 때문에 재정 건전성 엉망이 되고, 대한민국 국민이면 응당 가져야 되는 역사관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사장의 KBS 개혁이 직원 절대다수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서 박 사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했는데 98.75%, 1654명이 불신임 의사표시를 했다"며 "이런 98.75%의 불신임을 당하는 분이 과연 KBS의 올바른 개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저는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