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쌀 20만t 매입…농민들 “턱없이 부족해”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예상치 못한 농업 재해로 쌀 가격 하락이 지속돼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국감 이후 농림축산식품부는 ‘수확기 쌀값 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산지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햅쌀 20만t을 사들이기로 했다. 지난달 햅쌀 10만5000t을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한다고 밝힌 데 이어 9만5000t을 더 수매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농가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발표 이후 추가 매입량은 9만5000t에 불과하며,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상향은 조삼모사 수준이라며 쌀값 반등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입장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쌀 예상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65만7000t으로 전년보다 4만5000t으로 1.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70만8012ha보다 1.5% 줄어든 69만7714ha에서 10a당 524kg의 쌀이 생산될 것으로 가정한 수치로 10a당 생산량은 전년(523kg)과 유사할 전망이다.
전년보다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올해 수확기 첫 쌀값은 지난 5일 20kg 기준 전년보다 13.6% 떨어진 4만7039원을 기록했다. 80㎏ 기준 18만8156원으로 농가들이 그간 요구해 왔던 20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가격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제가 (쌀값 80kg 기준)20만원을 약속한 적은 없다”며 “20만원 선은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쌀값 20만원대 회복은) 대통령도 약속했고, 전임 장관과 현 송 장관께서도 약속했다. 약속한 적 없다 했지만 약속한 것이 명확하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쌀값 20만원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장관이 농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일단 수확기 산지 쌀값에 대해 말하자면, 수확기 산지 쌀값 정의는 10월 5일부터 12월 25일까지 매수별로 산지에서 평균 낸 것을 수확기 산지 쌀값이라 하고, 작년도에 수확기 산지 쌀값은 20만2798원이었 것”이라며 “때문에 20만 선은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확기 쌀값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11월까지 쌀 산업 발전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만들겠다”고 맞섰다.
농식품부는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을 전년보다 5.5% 낮춘 53.3㎏으로 추산하고 쌀 소비 감소 추세 등을 고려해 예상 초과생산량 12만8000t으로 계산했다. 이보다 56.2% 많은 20만t을 격리하겠다는 것으로 지난달 10일 발표한 2만ha(10만 5000t) 분량이 포함됐다.
정부는 공공비축미 36만t을 포함하면, 예상생산량의 15%에 달하는 56만t의 쌀이 시장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농식품부는 2017년부터 3만원으로 동결됐던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을 4만원으로 상향한다. 특히 벼멸구, 수발아 등 피해 벼에 대한 농가 희망 물량을 전량 매입해 농가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와 농협은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산지 유통업체에 벼 매입자금 3조5000억원을 지원해 농가의 벼 판매 안정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대책에 농가들은 정부 대책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에 추가된 9만5000t의 쌀은 농가로부터 직접 매입될 예정이지만, 올해 쌀값도 여러 차례 격리에도 하락한 만큼 1회에 많은 양을 수매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농업인들은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상향 역시 전체 수취 금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해 농가의 경영난을 해소하기에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임병의 한국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수확기부터 총 4차례에 걸쳐 쌀을 매입해왔지만, 가격을 반등시키는 데는 실패했다”며 “실질적으로 농가에 도움이 되는 물량은 9만5000t에 불과해 쌀값을 올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