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력 갖춘 고령층 인구 지속 증가… 정부 차원 로드맵 수립 필요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에이지테크(Age tech)’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다. 기업들은 에이지테크에 인공지능(AI)과 접목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에이지테크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기술·서비스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종전에는 건강보조장치와 같은 제품 분야에서 한정됐다면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AI 기반 돌봄 로봇, 스마트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향후 AI를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사내에서 테스트를 거친 후 온라인 증상체크 서비스 ‘네이버 케어’의 베타 버전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아픈 부위나 증상을 입력하면 예상 가능한 병명과 가까운 진료 병원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지도·쇼핑·결제 등 여러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향후 예약부터 사후 관리까지 디지털헬스케어의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네이버는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을 통해 1인 가구를 비롯 중장년 가구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도입 이래 이 전국 시군구 중 절반 이상에 도입됐다.
카카오에는 AI 기반의 스마트 혈당 관리 솔루션 ‘파스타’가 있다. 파스타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통해 실시간으로 측정된 혈당 수치와 이용자가 입력한 식단, 운동, 수면 등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AI를 통해 분석하고 그에 알맞은 생활습관을 제안한다. 파스타는 지금까지 50여 곳의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립 인도네시아 대학병원과 파스타 현지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동남아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도 에이지테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봇핏’을 지난해부터 여러 의료기관에 보급하고 있다. LG전자는 고령층 케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의료용 화상 통화 및 메시지 플랫폼 ‘케어메신저’와 손잡았다. 현대차는 보행 재활을 돕는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이 에이지테크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고령층의 인구수와 소비력에 기인한 것으 분석된다. 의료 기술과 경제 발전 등으로 인해 평균 수명이 늘어나며 고령층의 인구가 전반적으로 늘어났고 이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소비력을 지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50~70대는 베이비붐 세대로, 해당 기간 한 해 출산된 신생아는 90만명 가량이었다. 지난해 신생아 수는 23만명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올해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뛰어넘었으며 내년에는 초고령화 사회의 기준인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설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업계에서는 에이지테크를 국가 핵심 산업을 삼고, 정부 차원의 중장기 계획을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경쟁국들은 여러 지원책을 통해 에이지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시행해 오던 고령친화산업 육성사업 예산이 올해 전액 삭감됐고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해당 사업 예산은 배정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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