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재혼과 관련, 사회 인식개선 부족한 실정
재혼에 가장 큰 걸림돌이였던 자녀들이 오히려 재혼을 추천하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인 인식변화가 재혼과 관련된 문제에서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보수적인 인식으로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홀로 자녀들을 키우던 사람들이 재혼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주위의 시선이나 자녀들의 반대 등으로 재혼결심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배우자의 선택기준에서도 자녀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등 자신을 위한 삶에 자녀들에 대한 압박감이 낮아지고 있다.
12일 발표한 결혼협회(www.weddingmoa.or.kr)의 05년 상반기 재혼관련통계자료에 의하면 재혼대상자의 10명의 4명꼴로 상대방의 자녀들과 관련해서는 배우자 선택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혀 재혼 대상자들 또한 자신을 위한 삶의 추구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자식들의 추천으로 재혼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고, 자녀들의 문의건수도 해가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혼정보업체 두리모아(www.durimoa.co.kr)의 상담 자료에 의하면 자신을 전남 광주에 살고 있는 고등학생이라고 밝히면서, "아버지가 홀로되신지 10여년이 넘었다. 아버님의 뒷모습에서 왠지 모를 외로움이 느껴지고 다른 가정 같으면 어머니가 할 일을 아버님이 홀로 하신다."며 "자신을 위해 당신의 인생을 살지 못하도록 재혼을 반대했던 것이 큰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다."며 재혼을 문의해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재혼과 관련한 사회 전체적인 인식개선은 부족한 실정이다.
재혼회사의 상담을 의뢰하는 사람들은 힘들게 재혼을 결심했지만 '직장이나 친지 이웃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며 이혼이나 사별한 이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동감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겠다고 밝히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분당에 거주하는 이향숙(41)씨 경우 10년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떠나 보내고 홀로 살던 중 자녀들의 권유로 1년 전 재혼하였지만, 상점등을 가도 항상 뒤에서 수근 대는 소리가 들린다며 '지방이사나 이민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이"를 보면 주인공의 행복한 재혼으로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 극중 금순이는 자녀가 있고 특별한 능력이 없지만 절대적인 시부모의 도움으로 재혼을 한다는 내용이다.
자료에 따르면, '금순이'의 사례처럼 시부모나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재혼을 결심하는 사람들도 전년대비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많은 재혼 대상자들의 대부분이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두리모아의 강규남대표는 "사회가 달라지면서 재혼에 대한 관념도 바뀌고 있다"며 "결혼생활을 한번 실패했다고 인생을 전부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홀로되신 분들은 자신감을 갖고 주위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전문기관의 상담을 통해 재기를 꿈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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