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의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놓고 기존 택배업체와 쿠팡 측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CJ대한통운 등 택배회사 11개는 지난달 13일 쿠팡의 로켓배송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조용현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택배회사 측 변호인은 "쿠팡이 허가받지 않고 자가용 화물차로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며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엄격히 규제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아무리 소비자를 위해도 과정이 공정하고 적법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쿠팡은 소비자 이익,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운운하지만 모든 것이 쿠팡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납품업체 상대 착취나 '갑질', '쿠팡맨'(배송 직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반면, 쿠팡 측 변호인은 "쿠팡은 로켓배송이란 혁신적인 배송 시스템으로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회사로 도약하려는 국내 벤처업체임에도 국내 굴지의 택배업체들이 기득권 지키기 차원에서 발목을 잡고 딴죽을 건다"고 맞섰다.
이어 "로켓배송은 생산자에게 직접 대량으로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한 뒤 자체 배송 인력을 고용해 구매자에게 직접 전달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규제 대상이 된다면 자영업자들이 자기 차량을 이용하는 배달 서비스인 꽃집의 꽃 배달이나 중국집의 자장면 배달까지 화물운송사업에 해당된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또 "택배회사들은 자사 영업이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 주장하지만 애초에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시행 1년7개월 동안 각 회사가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도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있어 권리 보전 필요성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택배회사들의 가처분신청 등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2017년까지 1조5천억원을 투자해 쿠팡맨 등 4만명을 채용하고 전국 물류센터를 현재의 14곳에서 21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