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理想(이상)과 現實(현실)사이에 낀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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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理想(이상)과 現實(현실)사이에 낀 ‘소상공인’
  • 매일일보
  • 승인 2016.07.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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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연착륙 위해 피해 소상공인 위한 대책 반드시 필요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매일일보] ‘반신반의’.김영란법 시행 두 달을 앞둔 7월 28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 낭독되기 직전까지 모두의 마음속에 있었던 마음이다.
2012년 법안 발의가 있었을 당시 과연 시행이 될 수 있을까? 라는 반신반의를 했을 때는 대상층이 사회적 강자. 즉, 갑질 논란의 대상으로 심심치 않게 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특권층이 상당수가 대상자였기 때문이다.그들이 권력과 돈의 상관관계를 과연 끊어낼 수 있었다면 이런 법안 발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라는 반신반의를 지울 수 없었다.두 번째 반신반의는 대상자에서 국회의원이 ‘쏙’ 빠지고 법안이 통과 된 다음이었다.‘롯데’나 ‘넥슨’ ‘네이처 리퍼블릭’ ‘대우해양조선’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권력과 돈, 그리고 특권층. 소위 부정부패 ‘삼총사’가 이뤄낸 절묘한 하모니(?)를 한 달에 한번 꼴로 듣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경제적 약자이며 권력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일반 국민들의 협조만으로 가능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그 다음에 든 반신반의는 대상품목과 금액 상한선이 법안 발의 당시보다 4년이 훌쩍 지난 2016년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부터다. 10년 넘게 장기 불황으로 내수 경기가 위축됐고, 사상초유의 실업률로 자의반 타의반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수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했다. 그 반면엔 연간 40%에 육박하는 자영업자 폐업률도 그 수치를 경신했다. 어제의 직장인이 오늘의 소상공인이 되는 국내 현실 속에 장기 불황은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이라는 ‘이중고’를 소상공인에게 안겨 줬다.그런 가운데 세계 농수산물 시장, 화훼 시장, 인력 시장을 파고드는 중국과 FTA가 체결되고 국내 농수축산물, 화훼가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을 보면서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이상(理想)이 ‘현실’에 부딪히는 것을 느끼게 돼서다.현실은 곧 위기로 다가왔다.
매출 감소는 경제 전반에 걸쳐 분포돼 있는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직격탄이 됐고, 하루살이처럼 일일 매출이 생존으로 이어지는 소상공인들은 명절조차도 닫지 못했던, 가게 문을 닫고 여의도 앞으로, 청와대 앞으로 모일 수밖에 없었다.국민의 한사람이고 사회적 약자이기에 맘 속으로는 ‘부정부패 척결’을 환영하면서도 당장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기에 ‘폐업’을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연간 12조원.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김영란법 시행으로 입게 될 소상공인의 피해 손실액 규모다. 음식업은 당장 김영란 세트를 만들었지만 재료를 국내산으로 고집할 수는 없게 되었고, 하던 선물을 안할 수 없으니 9개 넣던 과일세트는 5개로 줄였다. 굴비는 선물세트 모양새가 있으니 중국산으로 채워질 것이다. 화환과 조화도 중국산이 모든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을 장식할 것이다.전국 700만 소상공인 중 김영란법으로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 수가 300만 이상이다. 그런데도 김영란법 시행으로 피해를 입게 된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은 마련된 것이 하나도 없다. 국회와 ,정부 부처는 법 시행부터 안착까지 ‘총알받이’가 되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을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한 것이 없다. 돈으로 권력을 사려드는 재벌 또한 자신들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된 소상공인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한 것이 없다. 마치 그들과는 전부 다른 세상의 얘기인양 오히려 김영란 법 시행에 담담함을 보이고 있다.몇 천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언제든 힘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갖은 커넥션을 가졌던 재벌들은 마치 자기들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검은 얼굴을 뒤로 가리고 ‘하얀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그 검은 비자금이 어떤 특혜를 이끌어 냈는지, 이 나라 대다수의 국민은 알고 있다.검은 그림자를 지운 진실된 하얀 얼굴을 위해 그들의 일벌백계가 먼저 선행되지 않는다면 소상공인들의 피해 의식은 더 짙어질 것이다. 그리고, 법의 투명성에 대한 저항은 더 거세질 것이다. 따라서 돈으로 힘을 사려고 했던 자들에 대한 자정 노력이 먼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을’로 살아가는 소상공인은 힘 있는 자의 ‘갑질’을 막아주려는 이 법을 찬성하는 것이 마땅하고 버선발로 반겨 맞아야 할 법안임에도 법 시행에 앞서 누더기로 변질되고 훼손된 법이기에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제 모습을 갖춰 약자의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먼저 보완책이 만들어지고 약자 계층도 공감 할 수 있는 합의를 먼저 도출하고, 부정부패를 자행한 ‘갑’의 일벌백계로 법 취지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천명 되면 소상공인은 기꺼이 함께 할 것이다.부정부패의 도화지 대신 청렴이라는 도화지 위에 ‘돈과 권력’이라는 물감 대신 ‘보편타당’과 ‘공평’이 새롭게 채색 될 수 있도록 소상공인이 앞장 설 수 있도록 정부는 보다 구체화 되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보완책을 시행 이전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국내 민생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소상공인,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을’을 위한 법이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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