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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천규 기자] 1900톤급 호위함인 ‘서울함’을 비롯, 퇴역 함정 3척이 서울 망원한강공원에 닻을 내리고 시민을 위한 수상 체험‧전시관으로 변신한다.쉽게 접할 수 없었던 군함내부 곳곳을 둘러보며 해군들의 근무 상황부터 생활모습을 실감할 수 있다. 잠수함 1척은 뭍으로 올라와 잠수함 체험공간으로 한강둔치 잔디광장과 어우러져 공원을 이룬다.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퇴역함정 4척을 해군본부로부터 무상으로 대여받아 전시‧체험형 ‘함상공원’을 조성한다고 7일 밝혔다.런던 템즈강, 뉴욕 허드슨강 등 수상관광이 활성화 된 해외도시에는 군함을 활용한 박물관 등이 명소화 돼 있고, 국내에서도 김포 대명항, 당진 삽교호 등 10여 곳에 설치돼 있다. 서울시에는 이번이 처음이다.현재 진해 해군기지에 보관 중인 이 군함들을 내년 3월 이후 인수받아 조선소에서 본격적인 수리와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5~6월 한강으로 예인해 설치작업 등을 거쳐 내년 10월 개장될 예정이다.4척의 함정은 1984년 취역해 지난해 12월까지 30년간 임무를 다한 1900톤급 호위함인 ‘서울함’과 150톤급 고속정 2척, 1991년부터 지난 6월까지 운항했던 178톤급 잠수함 1척이다. 특히 ‘서울함’ 이름은 1984년 취역식에 당시 염보현 서울시장이 참석해 취역을 축하하고 서울시와 자매 결연을 맺었던 인연이 있다.함상공원은 한강수변에 서울함 1척, 고속정 2척을 정박시켜 전시‧체험관으로 활용하는 ‘함정 전시관’이 조성되고, 인근 한강둔치로 올라온 잠수함은 잔디광장과 어우러져 ‘지상 공원’으로 구성된다. 함정 내부는 해군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주요시설인 함교실, 통신실, 레이더실, 엔진룸 등은 본 모습을 대부분 원형대로 재현, 해군의 근무상황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훈련영상을 볼 수 있는 전시 공간 위주로 활용한다.침실, 식당, 화장실, 회의실 등 일부 공간은 개조해 관람객 체험공간으로 사용한다. 카페 등 편의시설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설비노후와 고장 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월드컵 분수대’와 함정 전시관을 연결,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지상 공원은 함정 전시관 주변 한강둔치에 9889㎡ 규모로 조성된다. 잔디광장과 조화를 이루도록 잠수함을 배치해 체험실을 마련하고 함상공원 소개부스, 대기실, 휴게 공간 등을 갖춘 안내소도 새롭게 설치한다.이와 함께 시는 공원이 완성되면 삼국시대 전쟁, 행주대첩, 한강철교, 한강도하작전 등 한강을 둘러싸고 펼쳐졌던 역사적 사건들의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 자원화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한편,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퇴역함정을 활용한 한강 함상공원 조성사업’을 위해 해군본부와 함정 도입 협의, 기본방침 수립, 투자심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장비‧비품 소요 조회, 무기 불능화 조치 및 감정평가 등 절차를 거쳐 지난달 17일 ‘서울시-해군본부 간 군함 무상대부계약’을 체결했다.시는 현재 전시분야 설계용역 시행업체를 선정,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설계용역 업체 공모 중인 나머지 건설‧선박분야도 올해 안에 업체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황보연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서울함 등 퇴역함정이 이제는 시민들에게 그 의미와 역사적 현장을 나누는 공간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돼 더욱 뜻깊다”며 “함상공원이 다양한 체험과 전시를 통해 한강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안보, 평화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한강의 특별한 볼거리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