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김시은 기자]SC제일은행이 고객정보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백억원대를 예치한 고객의 PB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직원이 SC제일은행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혐의를 받고 있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PB(프라이빗뱅킹)센터는 억대 예치금을 둔 우량고객을 상대로 자산관리 등을 상담해주는 영업장이다. 시중은행들은 거액예금 예치자 등 중요 고객의 자산관리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운용하고 있어 SC제일은행 직원들의 도덕성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PB센터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조회, 지인에게 넘긴 혐의(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SC제일은행 PB센터 한모 과장(3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은행 직원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한 과장은 전 직장동료 조모씨(35)를 통해 부동산업체 대표인 황모(40)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 5월13일과 17일 자신의 근무지인 서울 강남의 PB센터에서 거액 예치 고객 우모(51)씨의 계좌 거래내역을 11차례에 걸쳐 조회, 조씨에게 전화로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황씨는 우씨에게 “중도금 300억원을 지정된 계좌에 예치하면 아파트 100채를 시세의 60%가격에 매입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우씨가 이를 의심해서 예치금을 다른 계좌로 옮겨버리자 우씨의 거래내역을 알려 달라고 조씨에게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한 과장은 경찰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내역 조회는 했지만 고객정보는 유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직원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혐의입증전이고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회사입장을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인 우씨가 경찰에게 수사를 의뢰할 당시 상황을 보면, 우씨가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강남구의 다른 두 지점과 인천의 한 지점에서 수차례 조회됐다는 점이 석연치 않는 부분으로 남는다. 더욱이 한 과장은 조회 시간대에 조씨와 여러 번 통화한 사실이 수사결과 드러나 당분간 논란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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