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서울시 공무원에게 뇌물 공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서울시의 수사의뢰로 중구청 공무원에게 수억원대의 돈을 건넨 혐의로 임 전 고문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 전 고문은 2014년 3월경 중구청 도심재생과 소속 A팀장에게 3억6000여만원을 전달했다.
당시 호텔신라는 중구에 한옥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었다. 이 때문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남편인 임 전 고문이 중구청 공무원에게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넸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A팀장은 임 전 고문으로부터 돈을 받았을 당시 도시관리계획 업무를 담당했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은 2011년부터 전통호텔 사업을 추진했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수차례 반려·보류 판정을 받다 지난해 3월 승인을 받았다.
최근 서울시는 자체 감사에서 A팀장이 임 전 고문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중구청은 A팀장을 직위해제했다.
A팀장은 돈을 받게 된 경위에 대해 임 전 고문과 친한 사이로 돈을 빌리게 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고문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법률대리인을 통해 A팀장이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정을 듣고 돈을 빌려줬다고 밝혔다. 또한 A팀장과 금전 거래에 관한 차용증을 작성했고 채권회수를 위해 부동산 담보도 설정했다고 전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임 전고문이 호텔신라 경영에 전혀 관여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며 “한옥호텔 건립과 개인적인 일을 연결시키는 것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