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LG U+가 휴대폰 요금체계에 어두운 70대 할머니의 쌈짓돈을 뜯어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지만 소비자의 무지를 이용한 얄팍한 상술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지난달 추석연휴 때 대구에서 올라온 할머니를 반갑게 맞이했다. 올해 78세(1932년생)인 할머니는 예전에 A씨가 사준 휴대폰 대신 새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미심쩍은 기분에 A씨는 구입한 지 1년쯤 됐다는 할머니의 새 휴대폰으로 LG U+ 사이트에 가입한 뒤 요금 내역서를 확인했다. 내역서를 보는 순간 A씨는 크게 놀랐다. 타 통신사를 이용할 때 2만원에 불과하던 요금이 매달 3만원을 훌쩍 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기본료 1만3000원에 국내 통화요금은 1200원 수준이었지만 OZ무한자유월정액(6000원), 빅3팩100(3000원), OZ&JOY 편의점(5000원) 등 서비스 이용료로만 1만4000원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A씨는 직감적으로 휴대폰 요금체계에 무지한 할머니가 '공짜폰'을 주겠다는 대리점 직원의 감언이설에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OZ무한자유월정액'은 무선인터넷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고 '빅3팩100'은 문자메시지 및 통화연결음을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며 'OZ&JOY 편의점'은 대형 편의점 1만원 구매권 1매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상식적으로 70대 할머니가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들이었다.

A씨는 대리점이 계약서를 작성할 때 할머니에게 부가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LG U+ 고객센터에 항의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대리점 측은 "계약서 선택 항목에 표기가 돼있고 구입 시 설명 절차도 밟았다"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78세 할머니에게 공짜 폰을 준다며 가게로 불러들인 뒤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과연 설명을 제대로 했을지 모르겠다"며 "설령 설명을 했다고 하더라도 할머니가 그걸 이해할 수 있었을 지 의문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앞으로 이런 일들로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을 통신사가 먹어치우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 U+ 측은 절차상 문제는 없더라도 정상을 참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확인을 거친 후 환불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A씨의 할머니 같은 경우 부가서비스를 해지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대리점들이 부가서비스에 가입해야 공짜 폰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지만 실제로 단말기 가격과 부가서비스는 연관성이 전혀 없다"며 "소비자들은 대리점 측과 한 구두 약속과 관계없이 언제든 자유롭게 부가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