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 출신인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MBC를 항의방문한 것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정략적인 방송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심재철 의원은 22일 항의방문을 통해 PD수첩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검증 문제를 다룬 것과 관련, “특정 후보를 당선 또는 낙선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방송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서혜석 부대변인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심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 명의의 항의편지를 들고 방송국을 항의방문한 것은 한마디로 이성을 잃은 방송 길들이기이며 너무도 정략적인 언론 길들이기”라고 주장했다.
서 부대변인은 또 “한나라당의 이런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때가 되면 도지는 고질병”이라며 “유력 대선후보를 두 명이나 확보하고 있는 거대정당이 방송 내용을 문제삼아 항의편지를 보내고 지도부가 방송을 비난하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언론을 길들이려는 정략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현 모습에서 과거 ‘입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자유를 말살’했던 3공과 5공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며 “노 대통령이 언론보도를 문제 삼으면 ‘언론 탄압’이라고 호들갑을 떨어왔던 한나라당이 오히려 언론 탄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모두 불륜인 모양”이라고 힐난하며 “한나라당은 자중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2일 MBC본부는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의 항의방문은 방송이 독재정권 때처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알아서 기는’ 보도를 해주지 않고 있는데 대한 항의”라며 “말만 항의방문이지 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방송사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해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신태섭)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의 행태는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원내 제1당의 부당한 압력행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번 MBC 방송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