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기자] 매년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는 5000건이 넘는다. 매일 13~14건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특히 차량 화재는 겨울에 집중되고 있다.
차량 화재는 우선 90% 이상이 발화지점으로 엔진 쪽에 치우쳐 있다. 즉 엔진은 항상 뜨겁고 과열될 경우 열원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특히 배선도 집중되어 있어서 위험성은 항상 있다. 나머지 부분은 머풀러 부분을 따라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 차량 전체에 퍼져 있는 배선 부분에서 단락으로 발생한 불꽃이 화재로 커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크게 나누어 차량 결함 쪽도 있다. 신차에 가까운 차량의 경우 운전자가 특별한 문제점을 일으키지 않았는데도 화재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이 경우 메이커측을 상대로 확실한 차량 결함을 밝혀야 한다. 자동차 메이커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차량 결함을 필사적으로 방어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법적 요건이 자동차의 결함을 운전자가 밝혀야 하는 구조여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원인은 차량 관리적 원인이다. 당연히 노후화된 중고 차량의 경우 차량 관리적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7~8년이 넘은 중고차가 되면 엔진의 오일이나 냉각수가 조금씩 줄어들거나 타들어 가는 경우도 있고 조금씩 누유도 되어 먼지와 눌어붙으면서 뜨거운 열원에 의하여 가연성 물질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냉각수 부족이나 엔진오일 부족도 엔진을 과열시키는 요인이 되며, 특히 엔진룸은 차가웠다 뜨거웠다는 하는 반복으로 각종 배선은 열화가 되어 배선 피복이 딱딱해지면서 절연특성이 떨어지고 누전되어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매년 자동차 화재로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누구 책임인가에 대한 논란도 많은 형국이다. 가장 애매모호한 경우가 4~5년 정도 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의 책임소재이다. 차량이 오래되면 차량 결함보다는 운전자 차량 관리적 문제로 몰아가는 경우도 많고 특히 이 경우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전문 집단도 부족하여 결국 운전자 잘못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초기 신차에 문제가 있어서 조금씩 원인이 진전되다가 누적된 문제가 5~6년 후 나타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원인은 운전자가 차량 구입 후 임의로 설치하는 각종 전기전자장치이다. 24시간 운영되는 영상 블랙박스도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원격 시동장치 등도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장치의 문제점이기 보다는 임의로 배선을 차량에서 사용하는 경우 단락으로 인하여 불꽃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 중 역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차량 관리적 부분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누가 사용하던 중고차를 구입하면 차량 메이커보다는 당연히 운전자의 문제로 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운전자가 차량을 운전할 때 전조현상도 중요한 확인방법이다. 평상 시와 달리 엔진의 온도가 높다거나 각종 이상이 자주 발생하면 하루속히 정비업소에서 원인을 파악하여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운전자가 자동차의 운전뿐만 아니라 간단한 자동차 상식을 알아두는 것도 좋은 대처방법이다.
차량은 완벽한 이동수단은 아니다. 특히 예전과 달리 3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인류 과학의 집합체이다. 이 중 35% 정도가 전기전자부품인 만큼 언제든지 조그마한 문제가 화재로 커질 수가 있어서 운전자는 항상 조심하고 살피는 습관이 중요하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 대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