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군사문화와 성장주의로 병들었다”
상태바
“한국 교회, 군사문화와 성장주의로 병들었다”
  • 송병승 기자
  • 승인 2011.02.11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종국 교회개혁실천연대 대표가 말하는 ‘대형교회들의 문제점’

[매일일보=송병승기자] 2009년 삼일교회 담임목사가 여신도를 성추행했다. 5년에 걸친 목회자의 미성년자 상습 성폭행 사건도 지난해 알려지며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역시 대형 교회들에서 권력 다툼과 파벌 싸움, 폭행, 성추행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소망교회 목회자들 사이의 주막다짐으로 표출된 파벌싸움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이번엔 부목사가 신도 이름으로 10억원대 대출을 받는 사기 행각으로 구속기소 됐다. 연일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문제점에 대해 ‘교회개혁실천연대’ 백종국 대표가 입을 열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한국 교회의 개혁에 대한 목소리에 실망한 뜻있는 성도들과 목회자에 의해 2002년 11월 창립된 단체이다. 이들은 한국 교회의 개혁 뿐 아니라 교회를 통한 사회개혁을 지향하고 민주적 정관을 만들어 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을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다.

백종국 대표는 지난 8일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권력화 된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내면, 대안은?’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백 대표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한국 교회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에 대해 말했다.

세기말적 현상인 대형교회 세습…“선진국에서는 꿈도 못 꿀 일”

도마 위에 오른 목회자 윤리, 목사 과잉공급 따른 질 저하 원인

백종국 대표는 최근 신도의 집을 담보로 10억원을 대출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소망교회 부목사에 관해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조사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백 대표는 “목사를 사칭한 이 사람 사건은 (소망교회의) 폭행사건보다 오래된 사건으로 이미 여러 번 언론에 언급 된 바 있다”면서 “이 사람이 곽선희 원로목사 시절에 소망교회 부목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백 대표는 “2003년 개혁연대가 곽 목사에게 불륜의혹 해명, 변칙세습철회 투명한 재정사용을 요구하면서 교회 앞에서 시위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우리 활동에 물리적 폭력을 가해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며 “소망교회도 2010년 6월에 목사 자격증 위조를 이유로 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러니까 (그 사람이)목사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고 다만 소망교회는 이런 사람을 부목사로 위임했던 것에 책임이 있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 교회개혁실천연대 백종국 대표.(사진=뉴시스)
백 대표는 소망교회로 인해 세간에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대형교회의 ‘당회장’이나 ‘담임목사’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교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세속 성장제일주의가 교회에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조직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며 “그것이 인간 죄성 때문이기도 하고 견제와 균형이 없으면 아무리 처음에는 선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물의를 빚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신앙적인 전통은 최대한 자신을 비우고 주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고 차선은 민주적인 체제를 채택해서 이러한 유혹에 몰입되지 않도록 되는 것인데 둘 다 실패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 이유가 담임목사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주어야 교회가 성장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과거 군사독재가 교회에도 남아 있다”며 “세속 성장 제일주의가 교회에 파고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습, 90년대부터 나타난 병폐”

백 대표는 교회가 점점 대형화 되면서 그 교회를 사유 재산처럼 생각하고 세습하는 것 역시 사회적 문제거리이고 권력적 현상에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 문제에는 몇가지 논점이 있는데 대형교회가 일반인으로 볼 때는 한국교회의 대표라고 보여지는 것이 그 중 하나”라며 “특히 소망교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출석하시던 교회니까 당연히 관심의 초점인데 그 뿐 아니라 중대형 교회들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교계에서는 부친이 봉사하던 힘든 교회를 아들이 이어 받아 봉사한다고 했을 때는 절대 세습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면서 “중대형교회 이상으로 크고 재정이 넉넉한 교회를 무리하게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아들이 물려받으려고 할 때 이것을 세습이라고 이야기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래서 크고 재정이 넉넉한 교회일 경우 세습 문제가 나타나니까 이것은 한국교회의 오랜 정통이 아니고 1990년 대 말부터 나타난 병폐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외국의 예를 들며 이해를 도왔다. 그는 “선진국에 있어서는 세습이니 폐쇄적 경영이니 이런 것은 생각 할 수도 없다”며 “기본적으로 교회운영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 상식이고 우리가 진짜로 선진화 하려면 그런 점을 잘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목사 과잉공급…자질 문제

백 대표는 지난 2009년 삼일교회 담임목사의 여신도 성추행, 지난해 알려진 5년에 걸친 목회자의 미성년자 상습 성폭행 사건 등 목회자들의 윤리성과 결부된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 지난해 12월 20일 교회개혁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바른교회아카데미 공동 주취로 열린 '목회자 성(性)윤리,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포럼.(사진=뉴시스)
그는 “한국 기독교는 한국 근대화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차지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한국 사회 신뢰가 많았는데 1970~80년대를 넘어서면서 교회가 팽창하고 목사수가 너무 과도하게 팽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숫자는 3만5천 정도인데 목사 숫자는 벌써 5만이 넘어 갔기 때문에 과잉 공급 문제가 있고 그런 점에 있어서 목사 질이 제대로 됐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이러한 신뢰를 받는 교회가 이런 문제가 나타났다는 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정기총회에서 파벌싸움을 일으킨 것에 대해 “한기총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별로 할 말이 없다”며 “각 교단들의 영수들, 교단들 지도자들이 모여서 구성한 단체가 되다보니까 연령적으로 굉장히 노쇠해 있는 단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특징이 연령이 노쇠하고 많은 감투를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써 이런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모습, 사회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