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전쟁 속 반도체 협력…인텔·칭화유니 협업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대대적으로 장려하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업체는 생산설비를 확충해 대응하는 양상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 두 업체가 주도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업계 구조조정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최근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은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에 직면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품 공급을 늘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화성 공장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 설비 일부를 D램 설비로 전환하고 평택 공장도 D램 증설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의 월간 D램 생산능력이 향후 2년간 20.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D램 생산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7조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늘렸다. 중국 우시에 위치한 D램 공장의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서다.
두 업체는 이미 지난 2000년대 초반 D램 생산량 확대로 시장가격 하락을 주도한 바 있다. 제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만·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이 줄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업계는 이번에도 최근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두 업체가 치킨게임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 주도로 반도체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16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2025년까지 단행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최근 315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한다.
중국 업체들은 대대적인 정부 지원에 힘입어 반도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푸젠진화반도체는 오는 9월 D램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 칭화유니그룹도 D램 양산을 추진 중이다. 특히 칭화유니그룹은 인텔과 손잡고 D램과 함께 메모리 시장을 양분하는 낸드플래시 개발 및 생산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