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비인기 스포츠 중심 후원 강화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체육계 지원 관련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승마협회 지원으로 촉발된 최순실 게이트로 곤란을 겪은 이후 계열사 전반적으로 스포츠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다. 반면 SK그룹은 비인기 스포츠를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지난 9일 대한펜싱협회장에 선임됐다. SK는 2000년대 초반부터 펜싱 육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3년 SK텔레콤이 협회 회장사를 맡은 이후 ‘비전2020’을 포함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경기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됐다.
한국 펜싱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매 올림픽마다 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지난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남자 에페 종목 박상영이 결승에서 ‘할 수 있다’는 다짐과 함께 극적인 역전극을 펼쳐 한동안 대중에게 회자되기도 했다.
SK는 펜싱 이외에도 핸드볼 지원에 남다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관련 종목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면서 자신이 직접 수시로 선수들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대한핸드볼협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 남녀 실업팀 창단과 전용경기장을 만들어 장려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최근 체육계 지원과 스포츠마케팅 관련 예산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기존에 각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구기종목 구단 운영권을 제일기획으로 넘기면서 비용도 상당 부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니스와 럭비 종목은 아예 실업팀을 해체했다.
올해 들어서도 체육계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달 삼성증권은 테니스 선수 정현에 대한 공식후원을 종료했다. 정현이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또한 삼성은 지난 36년간 후원한 경기도 육상에 대해서도 지원을 끊었다. 장기적으로 지원한 기초 체육 지원을 끊을 정도로 삼성이 체육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