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치킨 점주협의회 “본사 공급가 인하해야”
[매일일보 한종훈·안지예 기자]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논란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골프존과 bhc치킨 일부 점주들은 본사가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기거나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스크린골프 업체인 골프존과 업주들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골프존 점주 약 300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이하 전골협)은 코스 이용료 점주 과금 사실확인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골프존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려면 별도로 2000원의 코스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게임 시작 직전 스크린 화면을 보면 코스 이용료 2000원이라고 표시돼 있다. 많은 골퍼들이 이 문구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확인’을 클릭한다. 기본적으로 이 비용은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는 고객이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업주들은 이 비용을 사실상 업주들이 지불한다고 주장한다.
코스 이용료 논란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업주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07년까지는 별도의 코스 이용료 없이 업주들이 골프존 기계만 구입하면 골프존 스크린 골프를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골프존은 2008년 15개 무료 코스를 제외하곤 나머지 코스를 유료화 했다. 2011년부터는 이마저도 없었다. 실제로 몇 년 전엔 골프존을 이용할 때 별도로 코스 이용료 2000원을 받는 매장도 있었다.
서울 강서구 염창역 인근에서 골프존 스크린골프 매장을 운영하는 A사장은 “염창역 인근에만 해도 골프존 매장이 10여개에 이른다. 고객들은 매장 이용료에 코스 이용료가 당연히 포함돼 있는 줄 알고 있다. 매 게임마다 업주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업주들의 주장에 따르면 골프존은 선 캐시를 통해 게임당 2000원의 코스 이용료를 일정 금액 업주들에게 충전하라고 강요했다. A사장은 “점주 자금으로 먼저 충전해야 기계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골프존은 고객에게 코스 이용료를 받았다고 공정위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골프존 관계자는 “업주들이 선 캐시를 충전하면 8%를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오히려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코스 이용료는 고객이 부담하는 것이 맞다.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할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도 가맹점주들이 본사가 높은 영업이익 속 점주들을 대상으로 ‘착취 경영’을 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bhc 가맹점협의회는 23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협의회 설립총회를 개최, 본사가 점주는 뒷전인 채 이익 늘리기에 급급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요 품목 공급원가 인하 △부당이익내역 공개 및 반환 △부당한 갑질행위 중단 등 10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협의회 측은 “외국계 사모펀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bhc 본사는 최근 몇 년간 전례가 없는 업계 최고의 성장을 달성했다”며 “매출뿐 아니라 이익률도 독보적인 수준으로, 업계 상위 3개사 중 BHC의 영업이익률은 나머지 2개사에 비해 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특히 협의회 측은 공급 품목의 원가가 경쟁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으며, 본사 측은 품질이 비슷하거나 때로는 더 떨어지는 품목을 더 비싸게 구매하도록 강제했다고도 주장했다.
진정호 가맹점 협의회 임시 협의의장은 “점주들은 가격 인상이나 배달료 인상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회사가 원부자재 가격을 공개하고 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특정 마진율을 제공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사 측은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점주들이 그동안 가격인상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다고 반박했다. bhc 관계자는 “현재 전국 곳곳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고 며칠 전에도 주요 경영진이 직접 협의회 측을 찾아갔지만 협의회에서 대화를 거부했다”며 “협의회 구성은 점주들의 당연한 권리이지만 극단적 상황이 벌어져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