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민심에 막판 영향을 미칠 사건이 끊이지 않아 말그대로 '다사다난'했다. 역사적 만남인 북미정상회담이 지방선거 전날로 날짜가 확정되며 지방선거는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와 함께 치러졌다. 선거유세과정에서는 정책과 공약대결보다는 네거티브 공세가 거셌으며, 후보자 폭행 사건 등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있었다.
▮후보자 폭행에 부상까지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는 지난달 14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제주도지사 후보 간 토론회에서 제2공항을 반대해온 김모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당시 무대에 난입한 김모씨는 원 후보에게 날계란을 던지고 얼굴을 폭행했다. 이날 사건으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던 원후보가 동정여론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 유세 중에 장애인 단체 소속 여성에 밀려 넘어져 꼬리뼈 전치 3주의 부상을 입기도 했다. 사건이 ‘선거테러’로 확대되는 듯 하자 권 후보는 다음날 “격앙된 마음은 알겠지만 (테러로 규정한 점은)너무 과했다. 어떠한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로 끝없는 사생활 논란
단일 선거구 중 최다 크기, 최다 유권자를 보유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막판 선거운동 기간에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했다. 특히 야당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사생활 문제에 대한 공격이 거셌다. 이 후보와 여배우 김부선과의 불륜 스캔들 논란은 선거당일 직전까지 선거판을 혼란스럽게 했다. 지금까지 이 후보는 스캔들을 모두 부인해왔지만 김부선이 지난 10일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며 진실공방은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이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기간 동안 스캔들 이외에 ‘형수 욕설파일’, ‘혜경궁 김씨’, ‘성남 FC 후원금 모금 특혜’등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정태옥의 ‘이부망천’ 막말논란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던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의 지역비하발언은 자유한국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정 전 대변인은 지난 7일 한 방송에 출연해 “서울에 살던 사람이 양천구, 목동에서 잘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 남구 쪽으로 간다”고 발언했다. 정 전 대변인이 지난 2010년부터 약 3년간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인천비하’ 발언은 더 충격을 줬다.
정 전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10일 한국당을 자진탈당 했지만, 그의 발언은 당 전체에 큰 타격을 줬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지난 11일 “인천·부천 시민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사건을 수습하려했지만, 국민의 충격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0년만의 북미정상 세기의 만남
이번 지방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기의 담판’ 다음날 치러진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북미정상의 70년만의 만남은 이른바 ‘대형이슈’로 온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도 남았다.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기류는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민주당 지도부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역사적인 북미정상의 만남이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표심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였다. 그동안 판문점선언을 평가 절하해왔던 자유한국당은 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는 북미정상회담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판문점선언, 북미정상회담의 만남이 성사되기까지 문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뽑힌 분들 앞으로 잘해보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