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性매수자 전원소환” 방침…떨고 있는 1천명 과연 누구?
영종도 근무 공무원 비롯해 항공사 공기업 건설업체 직원 다수 포함
적발자 신원 미공개할 듯, 8월 말까지 대대적 조사에 당사자는 ‘벌벌’
[매일일보닷컴] 검찰이 성매매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 1천여 명을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비록 ‘순차적’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검찰이 성매매 사범을 대대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 인천공항 신도시안에 있는 안마시술소 3곳을 이용한 사람들이 벌벌 떨고 있다. 덩달아 이 지역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인천지검 마약ㆍ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종호)는 지난 달 27일 새벽 공항신도시 내 안마시술소 3곳을 압수수색, 상반기에만 6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현금결제가 3억여원, 신용카드 결재가 3억4천여만원이었다. 검찰은 지난 25일 성매매 알선 혐의로 업주 최모(45)씨를 구속기소하고 김모(52)씨를 불구속 기소했다.인천지검이 이처럼 공항신도시 내 안마시술소를 압수수색한 까닭은 공항에 파견돼 있는 수사관들을 통해 공항신도시에서 안마시술소들이 현란한 간판을 내걸고 전단까지 돌리며 버젓이 성매매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문제는 인천지검이 안마시술소에 대한 단속을 벌인 것은 그렇다치고, 성매수 혐의자 1천여 명 전원에 대해 소환 조사 방침을 밝혔다는 점.성매수자 직접 소환 조사 이번이 처음
인천지검 마약ㆍ조직범죄수사부는 이날 인천공항신도시 내 안마시술소에서 성(性)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1천여 명을 전원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이 직접 성매수자를 소환,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검찰은 안마시술소에서 신용카드로 결제된 2천여 건에 대해 중복 구매를 정리해 결제자 1천여 명을 추려내는 작업을 마치고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소환을 통보 중이다. 검찰은 “성 매매로 의심되는 고객 1천여 명을 추려 내는 작업을 끝내고 검찰에 나올 것을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검찰이 성매수자 전원을 소환 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 신도시가 성매매의 온상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사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여성단체 등은 성 매수자 명단 공개와 엄정한 사법처리를 주장한 것도 검찰이 소환 조사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인천공항 신도시 성매매 온상 전락 방지차원?
검찰이 소환을 통보한 사람은 순수한 안마 서비스 요금 8만원 외에 10만원 안팎의 추가 요금을 낸 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안마시술소 이용 경위를 캐물은 뒤 동종 전과 유무와 이용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성매수자 중에는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을 비롯해 항공사ㆍ공기업ㆍ건설업체 직원 등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구체적으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세관, 법무부 인천출입국관리소, 서울지방항공청, 항공사, 수의과학검역원, 해양경찰, 경찰, 군인, 항공관제소, 한국관광공사,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인천공항과 관련된 거의 모든 기관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검찰은 그러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적발된 사람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조사를 끝낸 뒤 ▲훈방 ▲존 스쿨(John School) 교육 ▲형사입건 세 분류로 나눠 처리할 예정이다.인천공항 관련 모든 기관 수사 대상
검찰 소환 조사는 8월 말까지 35일간 인천지검과 공항분실에서 검찰 소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조사가 끝난 뒤 적발된 사람들의 소속 기관으로 명단이 통보되고 징계 처분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검찰은 만약 소환에 불응할 경우엔 법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거나 지명수배하는 방안 등이 예상된다.이와 관련 신도시 내 한 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는 “어느 부서의 누가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등 흉흉한 소문이 돌면서 서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