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1심 공판 앞두고 대야 총공세...이재명 재판 생중계 촉구
野 이재명 무죄 주장하며 "재판 생중계는 망신주기, 인권침해" 반발
李 사법리스크 고조에 이낙연·3김·초일회 등 비명계 움직임도 '활발'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오는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여야가 재판 생중계 여부를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야당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당당하다면 생중계에 응하라"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 망신주기"라며 '생중계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권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은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조용히 움직임을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이달 11일과 15일 1심 공판에서 이 대표 정치생명에 직격탄이 될 만한 유죄 선고가 나올 경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이 대표 선고공판이 임박하자 사법리스크 총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민주당의 사법 방해 저지 긴급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주와 다음 주 토요일에도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한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가을을 왜 민노총 원팀에게 강탈당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아마 앞으로 몇 년간은 아름다운 서울의 주말은 판사 겁박 폭력시위로 더럽혀지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생중계는 극구 거부하면서 판사 겁박에만 올인하고 있다"고 이 대표 재판 생중계를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폭주가 점입가경"이라며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당 대표 비리 혐의를 무죄라고 세뇌하며 무더기 서명 운동으로 사법부를 겁박하는 건 사법 질서 농단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 대표 개인 비리가 궁금하다면 국민과 함께 생중계로 지켜보면 그만"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이 대표의 재판 생중계는 '망신주기용', '인권침해'라는 입장이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의 무죄 선고를 예상하며 이 대표의 재판 생중계에 대해선 "그야말로 망신주기용이다. 판사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선고를 듣고 있는 장면을 카메라에 내보낸다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의 15일 1심 공판을 맡은 재판부는 이날까지도 이 대표 재판 생중계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잇따른 1심 공판에 이 대표가 '혹한의 11월'을 맞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야권 비명계 잠룡들의 움직임도 관측된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가 피선거권 박탈에 준한 유죄 선고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한 물밑 행보로 풀이된다.
우선 이 대표와 지난 대선을 전후해 대척점을 이뤘던 이낙연 새미래민주당(새민당) 상임고문은 최근 윤석열 정부와 민주당을 동시 비판하고 나섰다. 이 고문은 지난 10일 새민당 제2창당 결의대회 축사를 통해 "엉터리 같은 정권의 대통령 부부가 기이한 관계인 걸 국민이 어디까지 알아야 하나. 국회가 방탄의 흉기로 남용되는 걸 언제까지 참아줘야 하나. 지금은 '악과 악이 서로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 권력 정점인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적대적 공생을 하고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나아가 새민당의 이번 결의대회에서는 이 대표의 유죄 선고 후 진보진영이 '3총리(김부겸·이낙연·정세균), 3김(김경수·김동연·김두관)'을 중심으로 전면 재편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새민당의 제2창당 동력을 이 대표의 '정치 퇴출'에 따른 리더십 공백에서 찾겠다는 의중으로도 읽힌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친문(친문재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밀리에 회동한 것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두 사람 모두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인 만큼, 이 대표 재판 동향에 따라 언지든지 세 결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 지사의 경우 최근 친노(친노무현), 친문 인사들과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지사도 최근 귀국 시점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실정치 복귀 가능성은 열어 둔 상태다.
김부겸 전 총리도 지난 9월 서울 광화문에 사무실을 내고 정치 재개에 나선 상황이다. 광화문과 종로 일대를 중심으로 야권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혀가는 한편, 강연과 SNS 활동을 이어가는 등 정국 논평에도 활발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이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잠정 대안으로 거론된다. 임 전 실장은 최근 '두 국가론' 논란에 외부활동을 자제 중이나, 이 대표 유죄 선고 등으로 야당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갈 경우 정치 재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밖에 지난 민주당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비명계 인사 모임인 '초일회'도 부각된다. 초일회는 지난 3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과 함께 국내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박용진·강병원·양기대·기동민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주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