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랜드마크’ 물거품 되나?
[매일일보] 대성산업(회장 김영대)의 ‘1조 랜드마크’의 꿈에 금이 가고 있다. 대성산업이 서울 서남부지역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목표로 공사 중이던 신도림 ‘디큐브시티’가 예상치 못했던 입주예정자들의 반발로 준공이 미뤄진 까닭이다. 대성산업은 당초 디큐브시티를 ‘꿈꾸던 세상이 열리다’라는 슬로건 하에 신개념 주상복합 쇼핑몰로 만들겠다는 당찬 의지를 내세워 왔다. 하지만 이는 대성산업의 꿈만으로 기억될 것 같다. 입주예정자들 얼굴엔 오히려 ‘악몽’을 마주한 듯한 불쾌감만이 가득하다. 주거공간이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됐고, 입주 전부터 각종 하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현재 계약해지를 요구하며 소송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대성산업이 꿈꾸던 세상은 과연 언제쯤 도래할까. 매일일보의 자매지 <파이낸셜투데이>가 취재해 봤다.
주거·문화·쇼핑 복합단지 신도림 디큐브시티 아파트 입주예정자, 대성산업에 반발주거공간 하자 및 사전동의 없는 설계변경, 조망권 침해 등으로 계약해지 요구서울 신도림역 1번 출구를 나서면 오는 8월 말 준공을 목표로 대성산업이 시행·시공을 맡은 디큐브시티의 웅장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사비만 1조 4,000억원이 투입된 디큐브시티는 대지면적 5,100평에 달하며, 공원인 디큐브파크, 51층 규모의 주거아파트인 디큐브빌리지 2동, 42층 규모의 호텔·오피스동인 디큐브시티호텔, 백화점 및 식당으로 구성된 디큐브힐즈 등을 모두 아우른 테마형 단지다. 벌써부터 역 인근엔 ‘8월 26일 꿈꾸던 세상이 열리다’라는 대형포스터가 붙어있다. 하지만 이 날짜는 문화·상업 시설의 준공 예정일 일뿐, 이미 지난 6월 30일 준공승인을 받고 입주가 시작됐어야 할 거주공간에는 아직까지 준공이 미뤄지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이 거주공간의 각종 하자를 근거로 구로구청에 각종 민원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각종하자·설계도면과 다른 시공까지대성산업이 지난 2007년 분양을 시작한 디큐브시티내 거주공간인 디큐브빌리지는 전체 524세대 중 60%가 전용면적 105㎡(45평)형 이상 규모로, 3.3㎡당 분양가는 2,100만 원대다. 당시 신도림 지역 평균 분양가가 1,400만원 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분양가였으나, 입주예정자들은 신도림의 발전가능성과 역이 가깝고 상가동이 함께 건설된다는 점 때문에 웃돈을 주고 계약을 맺었다.하지만 지난달 5일, ‘내 집 방문의 날’이라는 미명하에 실시된 디큐브빌리지의 사전점검에서 입주예정자들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깨진 타일과 벽지, 벌어진 문틈, 닫히지도 않는 창문 등 각종 각종하자가 눈에 들어온 것. 무엇보다 큰 문제는 모델하우스의 모형보다 훨씬 가까워진 상가동으로 인해 디큐브빌리지의 조망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분양 직후 상가동 확장 설계변경으로 분양 당시보다 상가동의 위치가 주거동쪽으로 15m 이상 접근, 당초 16층까지만 조망권 침해를 예상했던 것이 23층까지 확대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조권 침해를 비롯해, 인접한 상가동에서 해당 거주단지의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여 사생활 침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입주예정자들은 대성산업으로부터 설계변경에 대해 사전 공지를 듣지 못했다면서 결국 구로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구로구청 주택과 관계자는 “상가동의 설계변경은 주택법 시행규칙 제11조에 규정하고 있는 사업계획변경 제한이나 입주예정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고 입주예정자들은 주장했다. 그런데 이는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대목이다. ‘디큐브시티’라는 단지 안에 독립적으로 아파트와 상가동이 떨어져 있긴 하지만, 상가동의 설계관련 부분은 건축법을 따라 살펴야 함에도 일률적으로 주택법을 적용해 민원을 처리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에 대해 구로구청 측은 “거주공간인 디큐브빌리지와 상가지역인 디큐브힐즈가 같은 지구단위계획에 묶여 있고, 세대수가 많아 주택법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더 검토해봐야 할 부분이다.“하자는 인정…설계변경은 법적으로 이상 없어”
제 2의 디큐브시티에 건설계획 ‘차질’
이런 상황에서 대성산업이 제 2의 디큐브시티를 세우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대성산업 차도윤 유통부문 사장은 지난 6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용인구갈 지역에 제 2의 디큐브시티를 세울 계획을 밝혔는데, 신도림 디큐브시티 입주예정자들은 현재 논란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성산업이 다른지역으로 사업영역을 더 크게 확대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입주예정자들은 대성산업의 재무 상태를 문제삼고 있다. 지난 5월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대성산업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41%로, 안적정 부채수준인 100% 이하를 크게 웃돌고 있다. 또한 대성산업은 PF대출 채무보증을 실시하고 있는데,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회사의 위험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 신도림 디큐브시티의 입주예정자들이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등 반발하는 상황에서 미수금이 회수될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기업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대성산업의 대규모 사업확장에 커다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대성산업 관계자는 재무상태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이 화가 나있다보니 모든 것이 안 좋게 보이는 것 같다”며 “그저 제 2의 디큐브시티에 대한 계획을 밝혔을 뿐, 실질적으로 검토되거나 추진된 사항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또한 회사의 재무상황과 관련해서는 “올해 하반기 투자유치를 통해 부채비율을 100%이하로 끌어내릴 것”이라며 “8~9월 중으로 부채비율이 안정수준으로 돌아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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