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교육부가 지난 11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학위 취소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학교법인 정석학원 이사장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이에 인하대 측은 교육부의 지적을 받은 상황에서 “교육부의 조치는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곧바로 총장 선임 절차에 돌입해 ‘깜깜이’ 선정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12일 교육부에 따르면 조 사장은 1998년 2년제 대학인 미국 힐버칼리지에 다닌 후 인하대 경영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당시 인하대의 편입학 조건은 전문대 졸업자거나 졸업 예정자에게만 편입 자격을 줬다.그러나 그는 이 학교에 3학기만 다니면서 33학점을 이수하고 평점 1.67을 받았다. 졸업 기준인 60학점 이상, 평균 학점 2.0 이상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인하대에 편입학을 한 것이다.그 당시 교육부는 인하대의 편입학 관리가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해 조 사장의 편입학에 대해 입학 취소를 하지 않고 총장을 포함한 9명에 대한 징계만을 인하대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직접 조 사장이 나온 해외대학에 확인해 부정 편입학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또 인하대 학교법인인 정석인하학원의 이사장인 조 회장이 지위를 남용해 교비를 전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학교법인의 청소·경비용역을 이사장의 특수관계인 업체와 수의계약을 해 31억원을, 부인인 이명희씨가 이사장으로 있었던 일우재단이 외국인 장학생을 추천하자 장학금 6억4000만원을 교비로 지급했다.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게는 병원 1층 커피점을 저가로 임대해 병원 측에 5800만원의 손해를 입히기도 했다.교육부는 조 회장의 이사장 승인을 취소하고 조 회장 부부와 관계자 등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하지만 인하대 측은 “조 회장의 임원 승인 취소는 과도하고 조 사장의 편입학 역시 불법은 없었다”며 “20년이 지난 시점에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시 심사한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현재 인하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 아들인 조 사장은 이사로 돼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도 이사로 재직했으나 지난 2014년말 ‘땅콩회항’ 사건으로 보직에서 물러났다.한편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교육부의 지적을 받은 상황에서도 총장추천위원회를 열고 현재 6개월간 공석인 인하대 총장 선출 과정에 돌입했다. 총장추천위는 조 이사장이 임명하는 위원장을 포함해 재단·한진그룹 대표 4명, 교수대표 4명, 동창대표 1명, 외부인사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외부인사도 정석인하학원 추천인사다.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조양호 이사장이 장악하다시피 한 총장추천위에서 총장 선출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인하대 교수회 측은 “모든 사태에 책임은 전적으로 조양호 이사장에게 있고 새 총장이 온다해도 허울뿐이어서 인하대의 미래는 암울하다”며 “조 이사장 일가가 인하대와 정석인하학원을 사적 이익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이 드러나 충격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으나 정석인하학원의 전면 쇄신과 인하대 정상화라는 목표를 이룰때까지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