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의 '심각한' 이명박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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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의 '심각한' 이명박 '눈치보기'
  • 홍세기 기자
  • 승인 2007.10.2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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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한국 송환 지연’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

[매일일보닷컴/보도자료] 이명박 후보 쪽이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한국 송환을 지연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 씨의 대선 전 귀국을 저지시키기 위한 이명박 후보 측의 의도적인 시간끌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으며, 다른 한편 최근 이 후보가 ‘김경준 씨가 빨리 한국에 돌아와야 한다’는 인터뷰를 한 바 있어 그의 ‘이중처신’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BBK’는 김경준 씨가 1999년 한국에 세운 투자자문회사이다. 김경준씨는 2000년 BBK와 자신이 만든 ‘옵셔널벤처스 코리아’라는 회사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하여 투자금 380억 원을 횡령한 뒤 2001년 말 미국으로 도망쳤다. 이 때문에 5,200여 명의 소액투자자들이 수백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이다.

‘BBK’의 설립자인 김경준 씨와 함께 ‘LK-e 뱅크’라는 금융지주사를 설립한 동업자라는 점에서, ‘BBK 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실제 관여했는지의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후보는 “BBK는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반면, 김경준 씨는 “이명박 씨가 대표이사 회장이었던 ‘LK-e뱅크가 BBK의 지주회사였고 이 회장이 BBK 투자를 모두 유치했다”며 정반대의 주장을 해왔다.

김경준 씨는 2001년 미국으로 도피한 뒤 우리 정부의 범죄인송환 요구에 따라 2003년 현지에서 체포돼 2005년 10월 송환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김경준 씨는 자신에게 제기된 ㈜다스 등의 2건의 민사소송을 방어한다는 이유로 ‘인신보호 청원’을 제출하고 송환을 거부해왔다. 이에 항소심 절차를 진행중이던 김경준 씨가 지난 10월 3일 ‘자발적 항소 각하 신청서’를 제출하고,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이 마무리되는 9월이면 한국에 가서 검찰에 모든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준 씨의 증언은 오천여 명의 피해를 만들어낸 BBK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단서가 될 뿐 아니라, 이명박 후보의 의혹을 검증하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명박 후보 측에서는 그의 귀국 자체만으로도 ‘BBK 사건’이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기된 의혹에 대해 마냥 피할 수만은 없다. ‘BBK 사건’은 대통령 후보로서의 도덕성 검증차원에 그치는 사안이 아니다.

자칫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 후보인 이 후보는 관련 의혹들에 대해 국민 앞에서 자진 검증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 측이 대선 전에 김경준 씨가 귀국하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는 것은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겨레를 제외한 나머지 신문과 방송들은 모두 핵심을 비켜 변죽만 울리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드러난 의혹사안들을 꼼꼼히 짚는 진정한 검증 노력을 보이지 않고, 흡사 흥미로운 싸움을 증계하듯 양 당사자간의 공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동아, 이명박 이중처신마저도 덮어두는 노골적 감싸기

이 후보는 지난 11일 MBC <100분 토론>에서 “김경준 씨가 들어와도 상관없다”라고 발언한 데 이어 다음날 <영남일보>의 인터뷰에서도 “김경준 씨는 한국사람 돈을 탈취해서 미국으로 도망간 사람으로, 빨리 한국에 들어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후보 측 변호인은 9일 김경준 씨의 송환을 연기해 달라는 신청서를 냈고, 12일에는 이 후보의 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김경준 씨 인신보호 요청 사건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 개입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겨레 15일자 기사에 의하면, 김백준 씨가 낸 100억 원의 투자금 반환소송에서 김경준 씨가 증인신문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지난달 초 4년 동안 변론을 담당했던 변호인을 교체하는 바람에 증인신문과 본재판이 연기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애초 9월 13일로 예정된 증인신문 일정이 10월 1일로 늦춰졌고, 반환소송 본 재판도 12월 중순에서 2008년 6월로 연기되었음이 확인됐다. 이러한 정황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이 김경준 씨 송환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

‘김경준 한국송환 지연’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이중적 처신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이며, 대선 후보로서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해 대부분의 신문들이 그 행태를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15일 사설 <김경준 송환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입장>에서 “이 후보 측 변호사들이 김씨 인도가 늦춰질 수 있는 청원을 낸 것은 당당하지 않게 비친다”고 지적하고 “‘김씨는 빨리 와서 재판을 받으라’고 한 원칙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역시 같은 날 <“김경준 송환 이중플레이 논란”>으로 제목을 뽑고 “이명박 “빨리와야”…측근은 미국에 신문 연장 청원”이라고 부제를 달아 비판했다.

15일자 한겨레 <떳떳하다면서 비비케이 증인 소환은 왜 막나>, 경향신문 <BBK의혹, 이명박 후보가 떳떳하다면>, 서울신문 <김경준 송환, 이명박측 언행 헷갈린다>에서도 “이후보 스스로 떳떳하다면 김씨를 귀국시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했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이 상황에서도 ‘이명박 편들기’에서 한치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15일 <“김경준씨 대선 앞두고 귀국설/보이지 않는 손 있다”>고 제목을 뽑고 ‘이 후보에 대한 음모’라고 방점을 찍었다. 기사는 “미 법원이 김씨의 송환을 결정하더라도 민사소송 당사자들이 재심 요청을 할 수 있”으며 “김씨의 대선 전 귀국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을 내며 김경준 씨 귀국 지연에 내심 힘을 실었다.

이에 앞서 13일 사설 <‘제2의 김대업’도, 국회 보이콧도 안 된다>에서는 “김경준 씨를 ‘제2의 김대업’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이명박 후보 보호에 급급한 모양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의 반박과 <한겨레>의 재반박 검증보도

이 후보 측이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염려해 김경준 씨의 한국 송환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한나라당은 “터무니 없는 오해”, “예상했던 대로 여권이 거짓말로 정치 공세를 편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후보 쪽이 김경준 씨의 귀국 일정을 왜 늦췄는지, ‘변호인 교체’는 의도적 지연전술이 아닌지, 김씨가 귀국할 경우 미국에서의 재판에 지장이 있는지 등에 대해 한겨레가 심층 분석함으로서, 한나라당 측의 주장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한겨레는 15일 5면 <이명박후보쪽, 김경준씨 귀국 연기요청 논란>에서 한나라당과 김경준 씨의 상반된 입장을 함께 다루며 문제를 드러냈다. 이어 17일 <이후보쪽 변호사, 김경준씨 만나 선택 종용/“대선뒤 한국 가든지, 2천만달러 잃든지…”>에서는 이명박 후보 쪽이 김경준 씨의 귀국 연기를 미국 법원에 신청하면서 연기 기간을 90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9월 김경준 씨 측 변호인이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낸 진술서에 의하면, 이 후보 쪽 변호사가 김경준 씨에게 “증언을 하고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한국에 가든지, 지금 한국에 가는 대신 2천만 달러 이상을 잃든지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기사에서는 이런 사실을 전하고, 김경준 씨소송대리인 심원섭 변호사가 “모두 사실이며 법정에서 밝힌 그대로”라고 재확인했다.

이 밖에도 ‘3일이면 끝나는 신문’, ‘증인신문절차를 마치기 위한 것’이라 “(주)다스 소송 패소로 변호인의 책임을 묻기 위해”라고 해명했으나 이 후보 측의 주장에 대해서, 한겨레는 적극적으로 취재·분석해서 이 후보 쪽의 해명의 모순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명박 후보의 김경준 씨 송환지연 개입정황에 대한 한겨레의 계속적이고 심층적인 검증보도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신문과 방송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한겨레 이외에는 BBK 의혹에 대한 검증보도가 전혀 없었으며, 특히 조·중·동은 보도 건수도 한겨레·경향·서울에 비해 현저히 적어서 의도적인 축소보도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한편 BBK 관련 보도라 하더라도 국정감사 보도에 관련내용이 담겨있는 경우, 대부분 BBK 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의혹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고, 국정감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검증공방으로 처리되었다. 이런 기사는 제목부터 <한나라 “BBK 증인 채택 날치기…국회 등원거부”>(중앙 10/13), <“국감 검증공방 밀릴 수 없다” 기선잡기>(동아일보 10/13) <‘이명박 국감’기싸움>(한겨레 10/13), <다시 불붙은 ‘BBK 전선’ 파행 치닫나>(경향 10/13) 등으로 다뤘다.

이처럼 이번 사안을 한나라당과 통합신당의 공방수준으로 그리는 것은, BBK관련 이명박 후보 의혹을 아직 실체도 없는 정동영 후보검증과 동등한 수준의 사안으로 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BBK 관련 보도를 단독 보도하지 않고, 국감보도에 적당히 함께 묶는 것은 적절치 않다.

조선·동아, 미 법원이 김경준 씨 한국행 승인한 데 대한 보도도 없어

10월 19일 한겨레, 경향신문, 중앙일보에 미 법무부가 김경준씨의 한국행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실렸다. 그러나 이 내용 역시 조선과 동아는 보도하지 않았다.

한겨레가 입수한 미국연방법원 기록에 의하면, 미 법무부의 오브라이언 연방검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김경준 씨의 송환을 연기해달라는 이명박 후보 쪽의 신청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담당 재판부에 보냈다고 한다. 그의 의견서에는 “김경준 씨의 연기신청으로 범인송환이 늦춰질 경우, 김경준 씨는 (송환시한인 2개월을 넘겨) 보석으로 풀려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미 행정부의 권능이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미 법원은 김씨 측이 제출한 인신보호 청원 항소 각하 신청서를 승인했다. 김경준 씨의 구체적인 귀국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한다. 미 국무부의 귀국 절차가 진행되고, 한국 법무부와의 협의 과정이 남아 있지만, 미 국무부가 미 법원의 명령을 승인하는 과정에 소요되는 기간이 통상 60일 이내라는 점에서 최소한 대선 전에는 귀국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송도 이명박 ‘눈치보기’

방송의 이명박 후보 ‘눈치보기’도 심각하다. 방송은 이 후보의 이중처신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의혹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고, 김경준, 이명박 후보의 공방이나 대통합 신당과 한나라당의 공방을 중심으로 보도하며 사안의 본질을 흐렸다.

12일 SBS가 가장 먼저 관련 내용을 보도했으나 김경준-이명박 측의 공방을 언급하는 수준이었다. SBS는 <의사일정 중단 파행>은 BBK 관련 증인채택안이 처리된 데 대해 한나라당이 반발하며 국회파행이 이뤄진 보도를 다루었는데, 이 보도 중에 이명박 후보의 이중처신에 대해 짧게 보도되었다. 이 보도는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명박 후보가 겉으로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김경준 씨가 빨리 한국에 왔으면 좋겠다면서도 뒤로는 김 씨의 귀국을 방해하고 있다며 관련 재판 기록을 공개했다”고 전하고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은진수 변호사는 김씨가 LK-e 뱅크에 자본금을 횡령한 사건에 대해 미국 민사재판에 증인심문을 마치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을 뿐 귀국 방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13일에는 방송 3사 모두 관련 보도를 1꼭지씩 내보냈고, 김경준-이명박 후보의 공방구도로 보도했다. 하지만 3사의 보도태도는 약간씩 달랐다.

KBS는 김경준 씨가 결백을 밝히기 위해서라며 조기귀국 할 뜻을 비췄음을 짧게 전하고, 이명박 후보 측의 입장을 전하는 데 더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이 후보 측은 민사소송이 충실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김경준 씨의 인신보호 취소요청에 대해 판결을 유예해달라고 신청했고, 이중처신에 대한 의혹을 두고 이 후보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대변인의 반박 인터뷰를 실었다. 이명박 후보 측에 좀 더 힘을 실어준 것이다.

MBC는 보도 앞부분에 이 후보의 이중처신을 비중있게 할애하며 다른 방송사보다 적극적으로 다뤘다. MBC는 <‘송환연기’ 공방?>에서 “이 후보 측근인 김백준 씨가 김경준 씨의 한국 송환을 연기해 줄 것을 미 법원에 요청했다”는 김경준 씨 변호사 게일 이벤스 씨의 인터뷰를 내보냈고, 대통합 민주신당이 이명박 후보의 이중 처신을 비판한 인터뷰도 함께 내보냈다. 이어 이 후보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며 “김경준 씨의 LK-e 뱅크 자본금 횡령 사건에 대해 미국에서 진행 중인 민사 재판의 증인 심문을 위해 그런 요청을 했을 뿐이라 주장했다”고 전했다.

SBS도 같은 날 이명박 후보의 대리인이 김경준 씨의 송환연기를 미 법원에 요청했다며 김 씨 대변인 인터뷰를 전했다. 이어 이 후보 측이 LK-e 뱅크 횡령사건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연장한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또 김경준 씨 귀국지연과 관련한 한나라당과 통합신당에 대한 공방을 보도하고, BBK 증인채택문제로 정기국회도 파행이라는 보도를 엮어서 내보냈다.

14일 SBS는 한나라당이 권력형 비리조사 특위를 꾸려 정동영 후보 조사팀을 만들어 검증작업을 벌인다는 보도를 내보내며, 이 후보 측이 김경준 씨의 국내 송환연기를 한 것에 대해 정치권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며 두 정당의 공방을 엮어서 내보냈다.

15일 KBS도 김경준 씨 귀국 문제를 놓고 대통합신당과 한나라당 공방이 가열되고 있고, 국회가 BBK 증인채택 문제로 파행 운영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대통합 신당과 한나라당의 입장을 비슷한 비중으로 전하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방송보도가 김경준 씨와 이명박 후보 측의 상반된 입장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쳤고, KBS는 상대적으로 이명박 후보 측에 힘을 실어주며 이 후보 감싸기에 나선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줬다. 그 외의 보도에서는 김경준 씨 귀국지연에 대한 두 정당의 국회공방을 전하거나 국회파행으로 보도하며 사안의 본질적인 문제를 축소했다. 이명박 후보의 이중 처신을 비판하거나 김경준 씨의 귀국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지적하지 않은 것이다. 방송들이 이 후보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김경준 씨 송환지연의 진실을 정확히 밝히고, 이명박 후보의 BBK관련 의혹들을 제대로 검증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명박 후보 정략적 개입,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최근 내일신문과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이 조사한 결과 ‘거짓말을 많이 할 것으로 생각되는 대선후보’로 이명박 후보(23.9%)가 뽑혔다고 한다. 그러나 그 거짓말에 대해 진실여부를 파헤쳐 검증해야 할 언론이 유독 이명박 후보에게는 관대하다는 것은 통탄할 만할 수준이다. 지난 한나라당 경선 때도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적극적 검증보도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한 관망적 보도행태를 보여 ‘이명박에 줄섰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 후보와 김씨의 BBK관련 의혹의 진실여부와 무관하게, 이 후보는 자신의 도덕성 검증과 관련된 주요한 증인인 김경준 씨의 한국송환 지연을 요청하는 등의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며, 이 후보의 진실성과 인격을 의심케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 후보는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통령 후보로서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이 모든 과정이 이명박 후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해 비롯된 일이라면, 후보직 사퇴까지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한편 유권자의 선택행위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선거보도에 있어서 대통령 후보 검증은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특히 후보자의 발언과 일관성, 도덕성, 공직적합성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BBK사건을 대충 취재하고 적당히 덮으려는 보수신문의 보도태도는 심각히 우려할만한 일이다. 언론들은 BBK 사건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파헤치고 정확한 사실을 국민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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