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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ㅣ= 뉴시스]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 김용철 변호사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급 검사 여러명이 정기적으로 ‘삼성 장학금’을 받았다고 주장해 법조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 천주교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검찰을 비롯한 법조계 간부 수십명을 관리해 왔으며, 매년 설과 추석, 여름휴가 때마다 500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현직 최고위급 검사 가운데 불법 뇌물을 받은 인사가 여럿 있다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 변호사의 증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달 중순 정상명 검찰총장의 퇴임과 임채진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초읽기’에 들어간 검찰 내부 인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변호사가 밝힌 ‘현직 최고위급 검사’란 일단 검사장 이상의 직급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국 검찰청의 현직 검사장 수가 54명이나 돼 ‘최고위급’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김 변호사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명단에 포함된 인사는 검사장 이상 고위 검사직을 지낸 현직 검찰이나 정부 관료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김 변호사가 ‘최고위급 검사’를 거론함에 따라 추후 '떡값 검사' 명단이 공개되고, 삼성이 해당 검사들에게 ‘장학금’을 건넸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의혹’ 수사의 틀과 방향을 잡고 지휘했던 고위 간부가 ‘로비’ 연루됐다면 검찰은 최고 수사기관으로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김 변호사의 행보와 삼성그룹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면서, 수사 착수 여부와 시기, 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경수 대검찰청 공보관은 “수사 착수 여부에 대해서는 (김 변호사가) 명단도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을 전제로 말할 수 없다”며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를 주고 받았는지를 공개하면 검토 과정을 거쳐 가부간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검찰의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