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들의 '화려한 연말'…싱글들은 어떤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을까?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동대문 패션 타운에서 디자인너로 일을 하고 있는 정은주씨(가명.31.여)는 소위 말하는 골드미스로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을 직업으로 삼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연말연시가 되어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휴일들이 이어지자 은주씨는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평소 일에 매여 살다보니 외로움을 느낄 틈조차 없었던 은주씨는 자신이 싱글이라는 것에 큰 불만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연말연시로 인해 거리에 넘쳐나는 연인들을 보니 왠지 모를 허전함과 쓸쓸함이 느껴졌다. 은주씨가 이렇게 쓸쓸한 연말연시를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다거나 특별한 계획을 세워야 했지만 분주한 일상과 예측불허인 업무의 특성으로 누군가와 약속을 잡기란 어려운 형편이었다. 결국 이번 크리스마스를 TV채널만 돌리며 집에서 홀로 보내야 했던 은주씨는 2007년의 마지막 날 만큼은 뭔가 특별한 계획을 세울 것 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나현기씨(가명.28)도 연말연시가 쓸쓸하긴 마찬가지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못해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현기씨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도 책과 씨름을 했다. 그러나 아무리 공부에 집중하려고 노력해도 그날만큼은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혼자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고 아직 백수라는 신분 때문에 여자 친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처지에 서러워졌다. 현기씨는 어차피 공부도 되지 않으니 차라리 신나게 놀며 하루쯤은 '취업'이라는 부담에서 해방되고 싶었지만 딱히 할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오랜만에 허락한 자유의 시간인 만큼 친구들과 술로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이처럼 평소 화려했던 싱글들도 연말연시가 되면 쓸쓸해 한다거나 화려하지 않던 싱글들은 더욱 초라함을 느끼게 된다. ◇싱글들의 연말연시
크리스마스 때와 마찬가지로 29일부터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돼 많은 젊은이들이 연말계획을 세우며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연인이 있다면 물론 연인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준비하겠지만 연인이 없는 싱글들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바쁜 일상으로 인해 부족했던 잠을 충분히 보충하겠다는 직장인도 있고, 그동안 시간이 없어 보지 못했던 영화나 책 등을 실컷 보겠다는 솔로도 있다. 최근 동호회 활동으로 취미생활을 즐기던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동호회원들)과의 만남으로 연말을 계획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언론사에 근무하는 표모씨(29)는 "2008년을 새해를 위해 2007년 한해동안 쌓였던 피로는 풀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 스케줄로 쌓였던 피로를 이번 연휴를 통해 풀고 평소 부족했던 잠을 보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축업계에 종사하는 박모씨(29)도 "20대의 마지막 연말이기 때문에 친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파티 티켓을 예매했다"며 "31일 밤 10시부터 입장이지만 사전에 옷이나 소품 등을 챙기기 위해 친구들을 일찍부터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특별한 연말을 위한 화려한 파티
최근 연인이 없다는 이유로 연말연시를 집 안에서 보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요즘 화려한 싱글들은 커플들 보다 더욱 풍성하고 특별하게 연말을 보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유명 호텔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연말연시 파티이다. 최근 국내에 파티문화가 정착되면서 연말모임을 술자리에만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파티가 골드 미스를 비롯한 미혼남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어차피 혼자 즐기는 스키…싱글들에게 안성맞춤
편집 디자이너 조연희씨(가명.37.여)는 주변의 싱글인 친구들과 함께 연말연시를 스키장에서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조씨는 "스키장에 함께 갔다고 해도 스키 자체는 혼자서 즐기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동행에 대한 의미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다"며 "동성 친구들끼리 스키장에서 모여 스키도 타고 불꽃놀이 등도 구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스포츠를 좋아하는 싱글이라면 징검다리 연휴를 스키장에서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만약 스키장으로 함께 떠날 친구나 지인이 없다면 인터넷 스키 및 스노우 보드 동호회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동호회를 통해 새로운 만남을 갖고 인맥을 넓히는 것도 풍성한 연말연시를 보내는 노하우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듀오의 정명길 연예 컨설턴트는 "2007년도의 변화된 트렌드라 하면 최근 인터넷을 통한 모임들이 양성화 됐다는 점"이라며 "같은 취미와 가치관들을 매개체로 한 만남은 공감대가 형성돼 얘깃거리가 훨씬 풍성해진다"고 설명했다.◇화려한 연말에 솔로탈출까지
이처럼 많은 싱글들이 화려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다양해진 연말 모임을 통해 만난 인연을 새해까지 이어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연말연시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2008년을 하나가 아닌 둘로 시작하려면 연말모임에서 만나게 되는 이성에게 호감형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와 더불어 전략적인 접근을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이명길 연예 컨설턴트는 "과거 남자들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용기 있는 남성의 상징으로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추근거리는 것으로 치부 된다"며 "거리나 카페에서 헌팅을 할 때도 장소와 특성에 맞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컨설턴트는 "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접근할 때는 먼저 걸음걸이를 살펴 여유 있는 상대에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직접적인 접근보다는 휴대폰을 빌린 후 추후에 다시 연락을 하는 등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컨설턴트는 이성을 접근하는데도 명분이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상대가 거부감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하우라고 조언했다. 또 데이트 코스를 사전에 준비한다거나, 점심 보다는 저녁에 약속을 잡는다거나, 상대를 위한 소품으로 목도리 등을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전했다. 첫 만남 이후에는 테마 테이트를 이용해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도 서로를 친숙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