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변 당한 중국동포 부부, 온몸에 붕대 감은 채 하염없이 눈물만...
【서울=뉴시스】경기 이천 냉동물류창고 화재 이틀째인 8일 희생자들 대부분이 일용직 근로자와 하청업체 직원, 중국동포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베스티안병원에는 이천 냉동 창고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다 봉변을 당한 중국동포 부부가 함께 입원해있다. 임춘월씨(44.여)는 얼굴에 3도, 몸 전체 35%에 화상을 입고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 처량한 눈빛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남편 이성복씨(44)가 현장에서 숨진 것을 안뒤 심음을 전폐한 채 하늘을 원망하고 있다. 사고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병원까지 내달려온 임씨의 큰언니 임춘순씨(53)는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동생을 봤지만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동생을 보고 있으니 내가 더 아프다. 이 모든 게 꿈이기를 바란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임씨는 "동생부부가 1년 정도만 일을 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다"며 "중국에 홀로 남겨두고 온 아들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고 조만간 돌아가 아들과 함께 식당을 경영하며 꼭 같이 살겠다고 몇 번이고 애기했었는데……"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또 임씨는 "정확한 상황을 모르지만 며칠 더 지켜보면서 무사히 회복되길 기대해야 할 것 같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금슬이 좋기로 소문난 임씨 부부는 고된 막일을 하면서도 중국에 두고 온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컸으며 공장 단열재 마감 작업으로 타지 생활을 버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남 베스티안병원에는 임씨가 사고현장에서 전화로 구조요청을 했던 박모씨도 함께 찾아와 슬픔을 같이 했다. 임씨 부부와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낸 박씨는 정작 임씨의 급한 전화를 받진 못했지만 방송을 통해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을 접한뒤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는 임씨 부부가 언제나 성실하고 어떤 일이든 열심히 했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현재 강남 베스티안병원에는 임춘월씨(44.여)를 비롯해 심용찬씨(48), 박종영씨(35), 안순식씨(51) 등 4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양길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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