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립서비스…국민 가슴에 ‘피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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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료 립서비스…국민 가슴에 ‘피멍’
  • 파이낸셜투데이
  • 승인 200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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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성장 사실상 시인…경기침체 장기화 예고
정치권 泥田鬪狗로 국민 살림살이 갈수록 악화

경기가 장기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IMF때보다도 살기가 더 힘들다는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제관련 통계만 놓고 보더라도 심상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경제 살리기에 나서기는커녕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놓고 지루한 공방만을 벌이고 있다. 좌파적이라는 논란에서 분배와 성장의 우선순위 논쟁까지 여야간의 이견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경제는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국민들 살림살이에는 주름만 깊어지고 있다. 여야간의 입장차이 뿐만 아니라 경제문제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시각차도 골이 자꾸 깊어져 불신이 쌓여가고 있다. 해외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눈길도 점점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정부도 경기진작을 위해 각종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는 있다.

그러나 소비 등 국민생활과 관련된 각종 내수지표들은 대부분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이러다보니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를 더욱 줄이고, 이로 인해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투자위축 우려
OECD회원국 28개국 中 한국 27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 감소해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소매업은 4.6%나 줄어들며 무려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교육서비스업과 오락·문화, 운동 관련 서비스업 역시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경기악화로 인해 국민들이 소비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6개월후의 경기 및 생활수준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달 3년9개월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내수침체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침체 내년까지 지속될 듯

통계청이 이달초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 역시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향후 경기전환 시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수치다.

특히 정부가 경기침체의 탈출구로 지목해온 국내 건설경기가 지난 1999년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내수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웠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비자물가도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3.9%나 올랐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5.7%에 달했다. 생산자물가도 7.5%나 올라 1998년 11월의 11.0%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입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7.0%나 올라 1998년 10월의 25.6%이후 5년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입물가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1.8%, 생산자물가는 2% 오른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물자불안요인 곳곳에 산재

수입물가 통계는 계약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통관시점과 1개월 정도 시차가 있는 만큼 9월 중 급등세는 10월이후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실이 이런데도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일부 언론과 야당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기까지 했다.

정부가 이런 입장을 연초부터 견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내수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자신했기 때문이다.

기업 등 민간부문에서 그동안 경제가 어렵다고 줄기차게 지적해 왔음에도 이것이 정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주요 원인이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각종 경제관련 지수에서도 드러나듯이 4·4분기에 접어들어서도 경기는 더욱 침체되고 있어 정부의 기대 섞인 전망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정부와 재계와의 이러한 시각차는 기업의 투자감소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이 발표한 ‘2005년 국제경제 환경의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보면 재계가 지금의 경제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전경련은 이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 급등,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 중국의 경기위축 등을 내년 국제경제 환경의 주요 리스크로 지적하는 한편 국제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 국내소비 및 투자 위축 등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국제경제를 둘러싼 불안요인이 증폭되면서 세계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이 보고서는 IMF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제기구와 기관에서 국제경제 환경의 위험을 감안해 내년 경제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제경제 환경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설정해 사전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경련은 이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대 경제성장이 현실화되면 우리경제의 경착륙은 지난 2·4분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유가나 해외경기가 예상치를 넘어 악화될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은 4%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이어 “외부충격에 단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별로 없고 장기적으로 대응하는 준비자세도 결여돼 있다”면서 “해외변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해 사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주장했다.

내년도 우리경제의 경착륙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보고서는 ▲미국, 중국 등 기존시장의 수입수요 감소에 대비해 중동, 러시아, 유럽시장에 대한 마케팅 노력 강화 ▲내수진작 및 소비불안 심리 해소 ▲해외 에너지확보를 위한 해외자원개발과 에너지효율성 제고를 위한 투자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와 수입대체를 위한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가 내놓은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실상과 개선 과제’ 보고서는 OECD국가 가운데 한국 경제의 현주소가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2002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근로시간당 생산성이 미국의 3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각각 미국의 72%, 79% 수준인 일본과 영국의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보다 생산성이 낮은 나라는 미국 대비 31%인 멕시코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기초 자료가 없는 폴란드와 터키를 제외한 28개 국가 가운데 27위라는 초라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또 보고서는 산업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국내 산업에서 중·고급 기술을 토대로 한 지식기반 제조업 비중은 7%로 OECD 평균(5.2%)보다 높았지만 지식기반 서비스업 비중은 4.2%로 평균인 6.3% 보다 낮았다

기술력 부문 경쟁력도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을 100으로 놓고 각 부문별 기술력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인재 84.8 ▲생산기술 82 ▲산업기술(특허) 10.5 ▲연구논문 및 인용논문 수로 본 기술적 성과 15 ▲연구개발 총량 11.4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인재, 기술적 성과, 연구개발 총량 등 3개 부문은 중국이 일본의 134.2, 27.8, 43.4로 이미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한국의 산업생산성이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이다.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정부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5%대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도 5%대 성장을 전제로 편성했다.

반면 국제경제기구와 외국 금융회사들은 최근 들어 잇따라 올해와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대로 크게 낮추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4.5%에서 3.8%로 낮췄다.

골드먼삭스증권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0%에서 4.8%로, 내년 전망치는 6.2%에서 4.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아시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8%에서 4.4%로, 내년도는 5.2%에서 3.6%로 대폭 낮췄다.

IMF 역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6%라고 발표했다. 올 4월에 발표했던 5.5%에 비해 0.9%포인트 낮춘 것이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역시 당초 5.3%에서 4.0%로 내렸다.

이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로 그동안 한국 경제를 끌어 왔던 수출증가 추세가 둔화되는 반면 내수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을 들었다.

또한 다보스 포럼으로 더 잘 알려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은 ‘2004년 국가경쟁력 평가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세계 104개국 가운데 29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8위에서 무려 11계단이나 떨어진 것이다.

반면 대만(4위), 일본(9위), 홍콩(21위) 등 아시아 주요 경쟁국들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순위가 오르며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WEF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거시경제환경지수를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35위로 후퇴했다. 정부 등 공공부문 경쟁력은 지난해 36위에서 41위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강점이었던 기술경쟁력도 지난해 6위에서 9위로 낮췄다. 기업경쟁력지수는 23위였던 작년과 비슷한 24위로 평가됐으나 지난해는 25위였던 기업환경지수는 28위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아시아에서 눈에 띄게 경쟁력 순위가 떨어진 곳은 한국과 베트남”이라며 “한국은 거시경제환경, 공공부문, 기술경쟁력 등 국가경쟁력 수준을 결정하는 3가지 분야에서 모두 점수를 많이 잃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국제경제관련기구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올초보다 부정적 입장을 잇따라 발표하자 그동안 낙관론을 강조해온 정부는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이헌재 부총리는 WEF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 대해 강한 어조로 불만을 나타냈다.

국가 경쟁력 작년보다 11계단 추락

이 부총리는 최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주재한 경제장관 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WEF의 발표가 춤을 춘다”며 “과연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이렇게 할 수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특히 정부계약투명성이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49위로 급락한 것을 비롯해 수출입시 부패가 34위에서 50위, 조세행정관련 부패가 47위에서 63위로 떨어진 것 등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하드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은 괜찮은데 서베이 관련 결과는 들쭉날쭉하다”며 “(이번 발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고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최근 경제상황과 관련, “9월 들어 심리적인 지표도 개선되고 있으나 추석을 끼고 있어 일시적인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며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서 그는 “수출이 올해와 같은 활기와 호조를 띨 것으로 보이나 증가율은 10%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GDP 성장률에 대한 수출의 기여도가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최근 국제유가 폭등과 관련, “우리 경제가 내수중심의 성장으로 변화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자원절약형 경제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부총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이어지고 있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이념 논쟁과 관련, “그런 문제에 흔들릴 필요없다”며 “시장주의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원칙에 의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당초 참여정부는 출범초기 연평균 7% 경제성장과 250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언했었다. 그러나 재경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목표는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경부는 “우리나라는 지난 7, 80년대 7~8%, 90년대 6%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왔지만 OECD 선진국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잠재성장률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둔화되는 추세”라며 목표 수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7%성장 목표는 (꼭 그렇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을 중장기적으로 적극 높여 나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또한 재경부는 성장률이 7%를 밑돌게 됨에 따라 250만개 일자리 창출 역시 달성이 힘들다고 밝혔다. 노동시장에 매년 40~50만명의 신규 진입이 예상되고,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연간 6%대의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재경부는 지난 2월 ‘일자리 창출 종합대책’을 통해 향후 5년간 5%대의 성장을 통해 150만개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서비스업 육성과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50만개의 일자리를 발굴하는 등 총 2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KDI 올 성장률 40%대 가능성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이 4%대로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정부가 시인한 것이라는 성급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는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유가와 내수침체 등을 감안하면 우리경제가 5% 안팎의 잠재성장률보다 0.9~1%포인트 아래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물론 내년 성장률이 4%선으로 떨어진다고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부총리의 이러한 발언을 그동안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발표한 4%대의 성장률 전망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성장률도 당초 목표로 했던 5%에서 0.1~0.2%포인트 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 역시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총재는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5%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은 4%대로 하강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작년 3.1% 성장에 이어 저성장이 고착화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렇듯 정부가 향후 경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음에도 여기에 합당한 정책을 내놓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5%대 성장을 장담해 왔던 것을 하루아침에 뒤엎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을 5% 성장에 맞춰 짜놓은 것도 정책수정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으면 이에 따른 정책 수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게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다. 시간이 정책 수정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제5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199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성장을 우선시하면 당장은 힘들겠지만 나눠먹을 ‘파이’는 커지게 돼있다”며 한국 정부가 분배중심의 경제정책을 쓰고 있다면 ‘좋지 않은, 부적당한 생각(bad, Inappropriate Idea)’이라고 지적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먼델 교수는 “파이를 키워 놓고 어떻게 나눠 먹을지를 고민한다면 여러 가지 현명한 답이 나올 수 있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눌 생각만 한다면 그 파이를 다 나눠 먹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먼델 교수는 이어 “한국 경제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은 10여년전 유럽이 걸었던 바로 그 길”이라며 “유럽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감내해야 했는지 잘 살펴보면 금방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앞으로도 미국 달러화는 현재에 비해 약해지지도 강해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수출로 먹고살아야 하는 한국은 환율의 안정적 관리에 무엇보다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먼델 교수는 침체 국면속에 있는 한국 경제의 회생방안으로 ▲안정적 환율관리 ▲소득세율 인하 ▲연기금 민영화 및 투자 확대 등을 들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아시아 주요 경쟁국들의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를 앞지르며 고속성장을 구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2·4분기 GDP 성장률은 5.5%를 나타낸데 비해 싱가포르와 홍콩은 각각 12.5%, 12.1%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였다. 대만도 7.7% 성장을 기록, 한국을 능가했으며 인도와 중국 역시 각각 7.4%와 9.6%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일본도 성장률이 4.2%에 달했다.

지난 1·4분기에도 한국의 성장률은 5.3%에 그친데 비해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은 ▲홍콩 7.0% ▲싱가포르 7.5% ▲대만 6.7% ▲인도 8.2% ▲중국 9.8% 등이었다. 일본조차도 우리보다 높은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부산지역 열린우리당 인사 40여명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총체적으로는 위기라고 말할 수 없지만 중소기업, 재래시장, 서민들의 민생이 극히 어려운 실정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당장 성과가 나지 않겠지만 기업하는 사람들이 저력이 있으니까 잘 될 것”이라며 “원칙에 맞게 탄탄하게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경제회복을 이뤄 내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총리는 지난 6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내년 하반기나 2006년 상반기부터는 경제가 풀릴 것”이라면서 “특히 2007년 행정수도이전사업이 착공되고 공기업 지방이전사업 건설물량이 나오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N씨(46세·남·고양시 일산구 일산동)는 “2006년에는 지방선거가 있고, 2007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며 “지금은 2004년 인데 그때까지 어떻게 견디라는 얘기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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