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3범 ‧ 강도 2범의 화려한(?) 이력에 “별 하나 더 추가요~”
실연 당한 후 여자에 대한 증오심 키워…“우발적인 범행이었다”
[매일일보닷컴] 누구나 한번쯤 음식물을 섭취하던 중 치아를 잘못 부딪쳐 혀를 깨문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살짝 깨물었을 뿐인데도 그 따가움과 통증은 상당하다. 혀는 인체에서 가장 감각이 뛰어난 부분 중 한 부위로 일반 피부로 느낄 수 없는 미각까지 갖추고 있어 더욱 섬세한 기관이다. 때문에 혀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다른 피부로 느끼는 통증보다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혀의 일부가 잘려나갔다면? 그 고통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지난 25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여자 어린이를 성추행하다 혀가 잘린 20대 남성을 성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 남성은 지은 죄가 있어 혀의 일부가 잘려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도망 다녀야만 했다. 이 남성의 사연을 <매일일보>이 따라가 봤다.
자박자박……. 뚜벅뚜벅……. 지난 2월 28일 밤 11시경 서울 동대문구 한 주택가 골목에 두개의 발걸음 소리가 똑같은 템포로 울려 퍼졌다. 그러다 갑자기 ‘뚜벅뚜벅’ 뒤따라 걸어오던 발걸음 소리가 빨라졌다. 이윽고 두개의 발걸음은 멈췄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바로 전 상황은 이렇다. A양(12 ‧ 초등생)은 늦은 시간까지 친구의 집에서 놀다 귀가하던 중이었다. 자신의 뒤를 쫓아오는 검은 그림자 이모(27 ‧ 대학생)씨의 존재를 몰랐던 A양은 주택가 골목골목을 누비며 집 쪽을 향해 걸어갔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A양이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들어선 순간, 뒤 따라오던 이모씨는 A양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면서 “난 칼을 가지고 있으니 조용히 따라오라”고 위협해 어두운 지상주차장으로 끌고 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모씨는 실제로는 칼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겁에 질려있던 A양이 이러한 사실을 눈치 챌 리는 만무했다. A양을 주차장 한켠으로 몰아세운 이모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A양이 저항할 수 없도록 무력을 쓴 이모씨는 A양에게 키스를 하고 가슴과 음부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 심지어 지상주차장에서 자신의 성기를 입으로 빨게 하는 등 이모씨의 범행은 대범했다.그러나 그 때 이모씨가 A양에게 키스를 한 것이 이씨에게 화근으로 돌아왔다. 겁에 질려있던 A양이 이모씨의 혀를 힘껏 물어버리고만 것. 이와 관련 A양은 경찰에서 “어두운 것보다 너무 무서워서 얼굴은 볼 수 없었다. 두려워서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입 안으로 그 사람의 혀가 들어온 순간 나도 모르게 힘껏 깨물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때 이모씨의 혀 일부가 잘려나갔고, 이씨는 고통을 호소하며 그 길로 범행현장에서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사건당일 피해자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한 경찰관계자는 “현장에서 피의자 이씨의 잘려나간 혀 2cm가 발견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범행당일 서울 ‧ 경기 지역의 모든 병원에서 혀가 잘려 치료를 받은 사람을 조사했고,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27세 男, 성범죄 전과만 해도 ‘벌써’ 4범
역시나 왜곡된 여성관이 문제?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과거 이성에게 실연을 당한 후 여자에 대한 증오심과 왜곡된 여성관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안양 실종어린이 살해사건의 피의자 정씨 역시 실연으로 인한 왜곡된 여성관으로 성폭행, 살인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사건을 담당한 동대문경찰서 강력3팀 관계자는 “피의자 이씨의 집안은 아무런 문제없는 평범한 가정이다. 과거 여자에 대한 충격이 변태적성향으로 표출된 것 같다”면서 “피의자는 성폭행 행위가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순간적인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는 성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깔끔한 외모를 가진 피의자 이씨는 성범죄자라 보이지 않을 만큼 소심한 성격을 가진 듯 보였다”면서 “재판 후 정신질환자 등에게 사회불안 요인 제거와 사회적응훈련을 시키는 공주치료감호소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자 A양의 가족들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오랫동안 살아왔던 지역인 동대문구를 떠나 타지역으로 이사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에 따르면 A양의 부모는 안 좋은 기억이 담겨있는 주변 생활환경을 바꿔주기 위해 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또 A양은 사고 후 멍하게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심한 우울증으로 이후 정신과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에서 치료비를 보조해주는 곳에서 A양의 치료를 받게 하려고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했었다. 그러나 A양의 가족들은 그 때의 일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연락을 삼가달라는 말을 전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