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매출 감소에 직면한 대형마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요일 2회 휴무시 매출 타격이 심한 만큼 주말이 아닌 평일로 해달라는 타협안도 나오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심야영업을 제한하고 한 달에 1~2회 강제로 쉬게 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지난달 17일 공포된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조례 개정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전주시 의회가 가장 먼저 조례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서울, 부산, 인천, 울산 등 대도시를 비롯해 익산, 진주, 목포, 강릉, 원주 등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25개 자치구에 조례 개정을 준비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냈으며 부산시도 법 개정안 공포직후 16개 구·군에 같은 조치를 한 상태다.
울산시의 경우 조승수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형마트와 SSM의 강제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골자로 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매월 2회의 의무휴일과 심야영업 규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영업품목까지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시에는 대형마트 64개, SSM은 267개가 있으며 24시간 영업을 하는 SSM은 자치구별로 평균 10~15곳 가량으로 파악된다. 부산시에는 36개의 대형마트와 88개의 SSM이 운영 중이다.
이윤 감소에 직면한 대형마트업체들은 소비자 불편과 고용감소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강제휴업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형마트 3사 사장단은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을 만나 지방자치단체들의 점포 영업시간 제한 움직임과 관련해 합리적으로 조례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소비자의 선택권도 고려해 달하는 얘기다.
대형마트들은 영업제한 조치로 인해 매출이 대폭 줄어드는 등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와 SSM은 대부분 연간 휴무일이 없지만 앞으로는 월 1~2일 이상, 연간 12일 이상 반드시 문을 닫아야 한다. 특히 전국적으로 월 2회(24일) 강제휴무토록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요일별 매출은 평일이 약 11.5%, 토요일은 약 20%, 일요일은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주말 매출이 평일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주 시의회처럼 매달 일요일 2일을 의무휴무일로 지정할 경우 타격이 더 커지는 셈이다. 일요일 2일 휴무가 실시되면 한 달 매출의 약 15%가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주말이 아닐 평일로 하면 타격이 덜 한 셈이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주시에 이어 조례제정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월 2회 일요일에 의무휴업이 지정되면 대형마트의 상당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연 12일은 1년의 3.3%이고 주말 매출은 평일의 약 2배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산술적으로 6~7%의 매출 감소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영업 효율이 떨어지는 평일로 의무휴무일이 지정될 경우 그나마 매출 감소가 최소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심야시간대 영업이 규제되면 밤 시간 고객이 많은 SSM과 24시간 영업점 비중이 큰 대형마트 업체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체별로는 홈플러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는 전국 125개 점포 가운데 70개가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고 SSM(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44개 점포가 오전 2시까지, 32개 점포는 24시간 영업 중이다. 이마트도 10곳이 24시간 영업을 한다. 롯데마트는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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