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10일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웅진코웨이 인수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자문사를 선정하고 웅진코웨이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 본격적인 인수 준비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7일부터 20여 곳의 국내외 잠재 인수후보들에게 IM을 발송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인수자문은 메릴린치가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가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웅진코웨이가 가진 국내 최대 방문판매 조직이다.
웅진코웨이는 1만6000여 명에 이르는 방문판매사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렌털 고객이 330만명, 렌털 제품 수가 545만개에 달한다.
롯데는 방문판매 조직을 확대해 고용창출에 이바지하고 롯데의 리테일 파워를 더해서 확실한 사업 시너지를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롯데는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서기에 앞서 정수기와 비데 등 주력사업이 중소기업 업종에 해당하는지를 심각하게 검토했다.
이번 인수전 참여가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동반성장 정책에 반하는 결정이 아닌지를 두고 실무적, 정치적 위험을 모두 고민한 것이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사전적으로 메릴린치증권의 예비 전략 등을 보고받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기존 하이마트 인수전 참여를 위해 골드만삭스증권을 선임하고 인수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하이마트 인수전이 선종구 회장 등 해당 기업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비리혐의 조사로 무기한 연기되자 잠시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하이마트 인수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웅진코웨이 인수를 대안으로 검토해야 하는가를 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롯데는 하이마트 인수전이 언제 재개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애초 예상은 선 회장 일가에 대한 조사가 일찍 마무리되고 거래도 한 두 달 만에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데 집중됐다.
그러나 업계는 검찰 조사가 선 회장 일가뿐만 아니라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에까지 확대되고, 개인비리가 아닌 조직적인 이면계약 여부에까지 미치자 당분간 매각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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