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현 기자] 롯데손해보험 사측이 신생 노조와 임금 협상을 진행해 ‘어용노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롯데손보 기존 노조가 지난 6월 초 열었던 기자회견을 롯데쇼핑이 ‘불법 집회’라며 경찰에 고소했다.
노조 측은 그룹 차원에서 노조를 탄압하는 것이라며 그 배경을 의심했다.
18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달 말 경 사무금융노조 산하 롯데손보지부 문병천 지부장과 강성길 수석지부장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죄로 서울 남대문 경찰서에 고소했다.
구체적인 고소 이유는 지난 6월 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롯데손보 노조가 열었던 기자회견. 집회 성격이 짙은 기자회견이었지만 집회 신고도 하지 않았고 백화점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기자회견 시점과 고소 시점의 차이가 크고 그 사이 노사 갈등이 더 심해졌다는 점에서 그룹차원에서 계획된 노조 압박 카드로 보고 있다.
정현철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조직부국장은 “집회를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기자회견 전에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실제 기자회견도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해 성명서 등을 읽는 간단한 절차만 하고 30분만에 끝냈다”고 반박했다.
이어 “롯데 측이 노조에 시비를 거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현재 롯데손보 사측과 노조는 어용노조 논란과 노조 탄압 의혹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6월 1일 기자회견도 이 연장선이었다. 당시 노조는 ‘롯데손보 노사관계 개입! 통제! 롯데그룹 규탄’이란 제하로 기화회견을 열고 “롯데그룹이 롯데손보 노조를 민주노총 산하라는 이유로 와해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손보 노조가 지난 4월 열었던 대의원 회의에서 평소 노조 활동이 뜸하던 인사들이 대거 찾아와 당초 안건으로 올라오지도 않았던 ‘상급단체(민주노총) 탈퇴의 건’을 현장에서 상정하며 노조원간 결속이 저해됐다는 것.
노조는 이를 롯데그룹이 일부 노조원을 포섭해 노조를 말살하려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기자회견이 있은 지 약 3주 뒤 롯데손보 사측은 ‘비상대책위원회’란 잘 알려지지 않은 노조단체와 임금협상을 벌였고 이 비대위는 결국 상급단체 탈퇴를 공식화 했다.
이후 롯데손보 노조는 사측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함은 물론 집회와 여러 언론 등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알려왔다.
이와 관련, 정 부국장은 “두달여나 지난 시점에서 롯데쇼핑이 고소를 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고소로 노조 집행부가 약식기소라도 되면 이를 근거로 징계를 내릴 계획으로 롯데그룹이 이런 행동을 취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손보 측 일은 잘 알지도 못하며 1층 화장품 매장 쪽에 손님들이 많이 왕래하시는데 영업에 방해가 돼 고소한 것 뿐”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노조응 압박하기위한 조치는 아니다”라고 답했다.